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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텀 Sep 05. 2023

에어비엔비 - 매출 분석 2

에어비엔비의 매출 분석에 대한 아래 글을 쓴 이후에 조금 더 심층적으로 매출에 대한 분석을 하는 시간을 가지고, 아래 글을 작성할 때 가졌던 궁금증에 대한 대답을 다루고자 합니다. 부끄럽게도 아래 글에서 제시한 질문들의 대부분은 조금만 더 생각해보거나 찾아봤다면 어렵지 않게 그 대답을 알 수 있었던 질문들이였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지식으로 모든 것을 아는척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https://brunch.co.kr/@valueingrowth/56


Q. 휴일이 몰려있는 하반기에 왜 예약 건 수가 더 적은가


A. 예약 건 수의 계절성에 대해 상반기가 하반기에 비해 예약 건 수가 더 많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휴일이 대부분 몰려있는 하반기에 예약 건 수가 더 적은 점에서 의문을 가졌었는데, 그 답은 간단했습니다. 바로 시점의 차이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실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계획을 짜고 숙소 및 액티비티를 예약합니다. 이를테면 미국에서는 학생들의 여름 휴가가 긴 편인데, 7~8월에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2분기가 아닌 1분기에 예약을 진행하게 됩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있는 11월에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은 아마도 2분기 후반이나 3분기에 예약을 할 것이고 크리스마스 휴가의 경우 3분기에 대부분의 계획이 이루어집니다. 에어비엔비가 매 분기 발표하는 예약 건 수는 해당 분기 중 발생한 예약 건수의 총합입니다. 따라서 예약 건 수는 휴가시즌을 앞서가게 됩니다. 어떻게보면 에어비엔비의 예약 건 수 증감에 따라 다음 휴가 시즌의 여행 수요에 대해 분석해보는 흥미로운 접근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예약을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인데, 다시 말하지만 부끄럽게도 이 당연한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예약 건 수가 여행 수요를 한 분기 정도 앞서서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약 건 수의 변동성이 이해가 됩니다. 사실 예약 건 수의 계절성은 아주 명백한 계절성을 띄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표에서 보이듯이 2019년과 2021년은 2, 3 분기가 가장 강했으나 2022년은 1,2 분기가 강했고 3분기는 1분기와 비슷했지만 2019년과 2021년의 계절성과는 조금 다릅니다(2020년은 특수한 해이므로 고려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결론은 아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예약 건 수는 여행 수요를 앞서서 반영하며, 그로 인해 계절성을 띕니다.

2. 완벽한 계절성을 띄고 있지는 않지만 통상적으로 1분기에 비해 2분기에 예약 건 수가 높습니다(2023년에는 2분기 예약 건 수가 1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습니다).

3. 4분기에는 눈에 띄게 예약 건 수가 줄어듭니다.


Q. 수수료율은 왜 일정하지 않고 분기마다 변동하는가


A. 수수료율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매출/총 예약 금액(GBV)입니다. 기본적으로 총 예약 금액에 대해 에어비엔비가 가져는 수수료, 즉 매출은 리스팅마다 차이는 있지만 그 규모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수수료율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가졌었는데,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첫 질문에 대한 대답과 일맥상통합니다. 바로 시점의 차이 때문입니다.


예약 건 수에 대한 기록과 비슷하게 에어비엔비는 GBV를 해당 분기에 발생한 예약 금액으로 보고합니다. GBV가 예약 건 수와 건 당 금액(ADR)을 합한 수치임을 고려하면 당연한 부분입니다. 즉, GBV는 예약이 진행되는 날짜에 바로 기록됩니다. 하지만 매출은 같은 시기에 기록되지 않습니다. 매출은 예약이 진행되는 날이 아닌 숙박이 진행되는 시점에 기록됩니다. 회계기준으로 구체적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매출은 예약이 진행된 시점이나 에어비엔비가 돈을 받는 시점이 아닌 의무가 충족된 시점에 기록됩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실제 여행은 7~8월에 가더라도 예약은 2분기에 진행했다면, GBV는 2분기에 기록되고 매출은 실제 숙박을 한 7~8월에 기록됩니다. 여기서 시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시점 차이로 인해 예약은 꽤 많이 진행되지만 실제 숙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는 1분기에는 GBV가 매출에 비해 높습니다. 이 때 매출/GBV라는 수식의 분자는 낮고 분모는 높기 때문에 수수료율은 크게 떨어집니다. 반대로 대다수의 숙박이 진행되는 3분기에 경우에는 매출이 기록되어 GBV대비 매출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수수료율은 크게 증가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위 표에서 보이는 수수료율의 계절성이 이해가 됩니다. 분기 예약 대비 숙박이 실제로 진행되는 날이 적다면 수수료율은 낮아지고 분기 예약 대비 숙박이 실제로 진행되는 날이 많다면 수수료율은 올라갑니다. 따라서 1분기는 8% 후반대의 수수료율이 낮은 장사를 하고, 3분기에는 수수료율이 18% 후반대의 높은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에어비엔비가 부과하는 수수료율은 1년 내내 일관되어 있으며 시점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율의 등락은 회사의 운영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수수료율은 분기 단위로 추적하는 것이 아닌, 연 단위로 추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합니다.


Q. 예약 건 당 금액(ADR)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매출 = 예약 건 수 * 예약 건 당 금액(ADR) * 수수료율 (take rate)


이 질문을 이전 글에서 하게 된 이유는 매출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중 예약 건 수와 수수료율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운 정도의 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예약 건 당 금액(ADR)에 대해서 유의미한 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전 글에서 제가 한 가지 정확했던 부분이 있다면 에어비엔비가 ADR에 대한 컨트롤이 없다는 부분입니다. 에어비엔비의 창업자 중 하나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인터뷰에서 에어비엔비에 등록되는 숙소의 가격결정권은 전적으로 호스트에게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ADR은 다른 두 요소와는 다르게 에어비엔비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ADR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ADR은 단순히 물가상승률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2021년에서 2022년, 그리고 2022년 기준 ADR이 2023년 상반기에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파른 상승이 2019년부터 2021년 까지의 일시적인 변화이며 이제부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결국 'ADR은 무엇으로부터 영향을 받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ADR의 변화에 대한 합리적 추측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ADR을 수식으로 정리하면 'GBV/예약 건 수' 입니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예약 한 건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ADR은 증가하게 됩니다. 예약 한 건의 규모는 무엇보다 지역적인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에어비엔비의 10K는 지역별 예약 건 수, GBV, 매출을 모두 공개합니다. 아래 표에서 보이듯이 거의 80%의 예약은 북미(North America)와 유럽/중미/아프리카(EMEA)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GBV를 보면 2022년 기준 예약 건 수는 EMEA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음에도 GBV는 북미가 훨씬 높은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ABNB FY2022 10K

이 표를 ADR과 수수료율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수수료율은 이번 질문과는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다룰 가치가 있기 때문에 포함했습니다).

위 표에서 보이듯이 북미의 ADR이 다른 지역의 ADR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가장 낮은 남미 지역과 비교했을 경우 2.7배 수준이며 다음으로 높은 EMEA 지역과 비교하더라도 1.9배입니다. 따라서 에어비엔비가 높은 ADR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미 지역의 예약 건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거나, 다른 지역의 ADR이 빠른 속도로 증가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두 시나리오는 모두 현실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대비 2022년 예약 건 수는 약 31% 증가했는데, 이 중 EMEA가 42%로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ADR이 가장 높은 지역인 북미가 17%로 가장 낮은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ADR자체의 증가폭 역시 북미가 9%로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가 7%, EMEA가 3%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ADR이 가장 낮은 라틴 아메리카의 경우 예약 건 수 증가폭은 36%로 두 번째지만 ADR 자체 증가폭은 -4%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봤을 때, ADR은 높아지기보단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북미 시장은 여전히 에어비엔비에게 중요한 시장이고 또 성장하는 시장이겠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이미 침투율이 높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에어비엔비의 예약 건 수는 앞으로도 북미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지역의 ADR이 상대적으로 북미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약 건 수의 증가가 오히려 ADR의 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DR이 낮다고 해서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해서는 안됩니다. ADR의 감소 자체가 기타 지역의 예약 건 수의 상대적으로 빠른 증가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실제 매출은 오히려 늘어날 것입니다. ADR이 경제나 여행 산업의 악화로 인해 지역과 상관없이 절대적인 수준에서 떨어진다면 ADR의 감소가 매출의 감소로 이어지겠지만, ADR이 낮은 지역의 예약 건 수 증가로 ADR이 낮아진다면, 에어비엔비 입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매출의 성장률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DR은 이 수치 하나만을 보는 것이 아닌, 지역 별 예약 건 수와 GBV의 변화를 함께 봤을 때 유의미한 수치일 것입니다.


Q. 숙박과 액티비티의 비율


A. 에어비엔비의 여러 지표에서 숙박과 액티비티를 분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기본적으로 이 두 사업이 지표에 가지는 영향력이 다르고 수익성 역시 다를 것이 분명해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4명 가족이 여행을 가기로 결심하고 에어비엔비를 숙소와 액티비티를 예약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4명 가족은 함께 지내기 위해 하나의 숙소를 예약했으며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네 명 모두 액티비티 상품을 예약했습니다. 이 경우 숙박에 대해서는 한 건, 액티비티에 대해서는 네 건의 예약 건 수가 기록됩니다. 이 두 상품의 가격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ADR은 숙박을 100%라고 했을 때 액티비티의 경우는 25%로 기록되게 되며 ADR에 큰 변동을 주게 됩니다. 


물론 어떻게 처리해도 ADR과 예약 건 수가 같은 값의 GBV로 이어지기 때문에 매출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높은 확률로 숙박과 액티비티의 수수료율도 다를 것입니다. 수수료율이 다르다면 하나의 GBV와 하나의 수수료율을 바탕으로 매출을 분석하는 것이 사실상 무의미해집니다. 따라서 숙박과 액티비티를 뭉뚱그려 하나의 지표로 나타내는 것은 여러모로 모든 지표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큰 의미는 없는 걱정이였습니다. 에어비엔비는 10K에서 예약 건 수의 절대적인 부분이 숙박에서 발생한다고 이야기하며 사실상 액티비티는 명목상 포함돼있지만 중요성이 낮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재 '숙박과 액티비티'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단순히 숙박이라고만 표현할 경우 온전한 사실을 밝히는게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답은 두 가지 중요한 부분을 시사합니다. 첫째, 위에서 이야기한 고민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모든 지표를 숙박에 대한 지표로 이해하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앞으로 액티비티 시장에서 에어비엔비가 유의미한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다면 에어비엔비 측에서 꼭 이 두 부분을 분리하여 발표하기를 바랍니다. 둘째, 에어비엔비의 유효시장(SAM) 예측에서 2390억 달러를 차지하는 액티비티 시장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한 상태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점이라기보다는 장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성장하는 기업인 에어비엔비가 공략할 수 있는 매출이 약 310억 달러(수수료율 13% 가정) 규모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에어비엔비의 2022년 총 매출이 84억 달러라는 점을 고려하고 5%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면 현재 매출의 약 20%를 채워줄 수 있는 시장입니다.


9/4/2023

Value Investor's Sanc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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