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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질문.

제1장. 사랑.

by 시골서재 강현욱


어느날, 당신은 나에게 물었다

왜 살아가야 하냐고

그런 당신투명한 뺨을 어루만졌다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거라고.


어느날, 당신은 나에게 물었다

왜 태어나는 거냐고

그런 당신의 까만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엄마가 불러주니 태어나는 거라고.


어느날, 당신은 나에게 물었다

엄마는 왜 볼품없는 나를 부른 거냐고

그런 당신의 하얀 귀를 매만졌다

당신이 특별해서 부를 수 밖에는 없었노라고.


어느날, 당신은 나에게 물었다

엄마는 왜 내가 특별했느냐고

그런 당신의 까만 눈을 들여다보았다

당신이 특별한 건 이유가 없는 거라고.


태어난 것만으로 당신은 위대한데

당신은 그저 미소만 지으며 돌아섰다

나의 마음이 엄마의 마음과 닮아있음을

나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덧. 어떤 운명이라도 작용하는 것인지, 회사의 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결국 놓지 못하고 선택의 순간에서 저울을 기울이는 건, 저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운명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었다고 언젠가는 말하고 싶은데, 그게 또한 두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을입니다. 일어나야겠습니다.

작가님, 독자님들. 항상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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