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낯선 방에서 눈을 떴다. 방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 나가 보니, 백발이 된 엄마가 커튼을 걷고 계셨다. 잘 주무셨냐고 안부를 물으러 다가갔는데, 엄마는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셨다. 초점 없는 눈동자로 알 수 없는 말만 중얼거리실 뿐이었다.
“엄마~ 엄마~ 왜 그래? 나야, 나~!!”
애타게 부르며 엄마의 어깨를 흔들다가 결국 무너져 엉엉 울고 말았다.
꺼이꺼이 목구멍으로 울음을 삼키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떴다.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누운 채 한참을 생각하다가 서서히 현실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어제 만난 엄마는 그제보다 한결 나은 모습이었고, 우리는 함께 웃으며 하루를 보냈었다. 꿈은 어쩌면 내게 닥쳐올 미래의 그림자를 살짝 보여주며, 지금 이 순간을 더 깊이 감사하라고 일깨워준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더 마음을 다해 엄마와 마주 앉고 싶다. 언젠가 손이 닿지 않을 날이 오기 전, 지금 내 곁에 계신 엄마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현실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