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변해가는 두 어머니를 지켜보는 일은 큰 고통이다. 요양병원에 계신 시어머니는 예전에 척추 골절로 수술 받으신 부분이 점점 약해져 재활운동조차 힘겨워하신다. 친정엄마는 어제 일을 스스로 기억해내지 못하시고, 힌트를 주면 그제야 떠올리시는 단계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93세인 시어머니는 정신은 말짱하나 몸이 성치 않고, 84세 울 엄마는 몸은 건강하나 치매라는 병이 찾아왔다. 현재로서는 엄마가 자유롭게 지낼 수 있지만, 자칫 낙상이라도 생기면 큰일이기 때문에 나는 매사 조심하라며 잔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엄마를 돌보는 탓에 시어머니를 예전처럼 집에서 모실 수 없는 현실에 냉정해질 수밖에 없어 죄송스럽다. 다행히 어머니도 6년 전 척추 수술 후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돌봤는지를 잘 아시기에, 요양병원에 계시며 우리의 짐을 덜어주고 계신 거다.
나 또한 허리와 목 디스크 통증이 재발해 정형외과에서 주사치료를 시작했다. 내가 아프면 엄마를 돌볼 사람이 없어지니, 갑작스러운 현기증에도 길거리에서 쓰러지지 않으려 늘 정신을 차리며 조심하고 있다.
든든한 남편과 아들이 있지만 이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진 듯한 느낌에 가끔은 숨이 막히곤 한다. 두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안타까움과 피로, 그리고 작은 죄책감이 뒤섞여 마음이 무겁다. 그럼에도 일상의 반복 속에서, 나는 돌봄과 자기 보호 사이의 균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건강을 지키면서 엄마를 안전하게 돌보고 시어머니도 자주 찾아뵙고, 작은 순간의 기쁨을 놓치지 않으며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거다. 힘들고 지치더라도, 변해가는 시간 속에서 가족과 나 자신을 지켜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버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