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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의 돌봄, 다시 일상으로

by 돌레인

엄마가 백내장 수술을 하신 지 오늘로 5주째다. 그동안 3가지 안약이 2가지로 줄긴 했지만 하루 4회 점안은 그대로라, 엄마는 계속 시어머니댁에 머물러 계셔야 했다. 나는 두 집을 오가며 돌보는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결국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위염까지 생기고 말았다.


다행히 엄마의 눈은 아주 잘 회복되었다. 시력도 안정돼 안경알을 새로 맞췄고, 안과 선생님께서 이제는 모든 약을 끊어도 된다고 하셨다. 하루 두 번 이상 인공눈물만 넣으면 된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만세를 부를 뻔했다.


10개월간 다니던 병원은 신경과와 내과 선생님이 자주 바뀌어, 결국 치매안심센터와 가까운 병원으로 옮겼다. 그곳에서 엄마는 1시간 동안 인지검사를 받으셨는데, 결과는 ‘기억력과 주의집중력은 현저히 떨어졌으나 다른 기능은 이상 없음’. 지난 1년 동안 내가 해온 돌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내일이면 엄마가 집으로 복귀하신다. 마음은 시원섭섭하다.

지난 5주는 이렇게 흘렀다.

새벽 6시 30분에 일어나 15분 스트레칭으로 내 몸을 깨우고 집안 환기를 시킨 뒤, 엄마와 가벼운 체조를 하고 5분 간격으로 안약을 넣었다. 혈압을 재고 아침과 약을 챙긴 뒤, 내 집으로 건너가 집안일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아들 점심을 준비한 후 다시 엄마에게로 돌아와 하루를 함께 보냈다. 눈 수술 때문에 주 2회 샤워와 머리 감기에도 신경을 썼는데, 엄마 등을 시원하게 밀어드릴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했다.


이제 엄마는 다시 엄마의 집에서 일상을 이어가신다.

나 역시 이 시간들을 잘 지나온 내 몸과 마음을 조금은 쉬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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