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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 시진핑, 네타냐후는 지구를 떠나라.

제인 구달의 생전 인터뷰, 넷플릭스

by 오태규

1980년대 중반 김병조는 최고의 인기 개그맨이었습니다. 그가 만든 대표적인 인기어가 "~는 지구를 떠나라"는 말이었습니다. 사회에서 지탄의 대상이 될 만한 인물이나 대상을 지목해 그 특유의 리듬감을 살려 '지구를 떠나라'라고 외칠 때 모든 사람이 대리 만족과 통쾌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런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가 1987년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때인 6월 10일 열린 민정당 대통령 후보 지명 전당대회에서 한 발언으로 큰 설화를 입고 방송계에서 사라졌습니다. '민정당은 정을 주는 당, 통일민주당은 고통을 주는 당"이라는 발언이 화를 불러왔습니다. 그 나름대로는 당의 이름에 빗댄 우스갯소리를 한다는 것이었는데, 당시 전두환 독재 정권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시민들의 맹 반발을 불러온 것입니다.

10월 1일 91살의 나이로 숨진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를 생전에 인터뷰한 넷플릭스의 '명사들의 마지막 한마디 : 제인 구달 박사'를 보면서 불현듯 80년대 말의 김병조 씨가 생각났습니다. 구달 박사가 생전 인터뷰에서 사회자의 '싫어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트럼프와 그의 추종자들, 머스크, 푸틴, 시진핑, 네타냐후의 이름을 댔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모두 머스크가 만든 우주선에 태워 '그들이 찾은 행성'으로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80년 김병조 씨가 말한 '지구를 떠나라'의 제인 구달 판이하고 할 수 있는 발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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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의 브런치입니다. 한겨레신문에서 도쿄특파원과 논설위원실장 지냄. 관훈클럽 총무, 위안부 합의 검토TF 위원장, 오사카총영사를 역임. 1인 독립 저널리스트. 외교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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