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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과 맞짱 뜬 주권자를 글로 응원한 법학자

한인섭, 서울대 법학대학원, <계엄과 내란을 넘어>

by 오태규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한국 현대사를 구분하는 큰 분기점이다. 만약 윤석열이 꾀한 계엄이 성공했다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정에서 독재 왕정으로 전락했을 것이다. 그가 대선 토론 때 손바닥에 쓰고 나온 '왕'자가 암시하는 바대로 세상이 흘러갔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윤의 기도는 좌절되었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다. 유지된 것에 그치지 않고,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말처럼 더욱더 강한 민주공화국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내란 진압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관료 사회와 군부, 검찰과 법원, 종교계 등에 깊고 넓게 뿌리박고 있는 수구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역공이 만만치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명령을 무시하고 신임 헌재 재판관 임명을 사보타주한 한덕수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내란 수괴 윤석열에만 구속 기간을 '시간' 단위로 계산하고 석방한 지귀연 판사와 이에 즉시항고 포기로 맞장구친 심우정의 검찰, 광화문과 한남동, 여의도에서 '국민 저항권' 운운하며 윤의 체포 및 탄핵 운동을 이끈 전광훈과 손현보 등 사이비 목사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라. 이들은 때론 뻔뻔하게, 때론 교묘하게, 때론 빨개벗고 내란을 옹호했다.



이재명 정권이 탄생한 뒤에도 내란 옹호 세력의 잔불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민의힘 안에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세력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말해주는 바다. 결국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이들 잔존 세력을 얼마나 잘 솎아내는냐, 약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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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의 브런치입니다. 한겨레신문에서 도쿄특파원과 논설위원실장 지냄. 관훈클럽 총무, 위안부 합의 검토TF 위원장, 오사카총영사를 역임. 1인 독립 저널리스트. 외교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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