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물욕 발동
갑작스러운 알람이었다.
카톡방에서 지인이 성수동에서 브런치 팝업이 열린다고 가보자고 제안을 하셨다.
사실 몇년전부터 주변 지인들이 '글쟁이'가 되는 과정들을 보기 시작했고 몇몇 분은 써보라고 하셨는데,
가끔 발동하는 청개구리 심보로 왠지 남들이 다 하는걸 하기가 싫었다.
관심은 가는지라 가끔 브런치 사이트를 들르기도 하고
친구에게 넌지시 '그래서 그 분 브런치는 잘 쓰고 계시다니?' 묻기도 했다.
이번엔 좀 다르다. 사실은 관심갔던 마음 그대로 해보고 싶었다. 왠지 좀 설레였다.
브런치 팝업 장소 도착하다.
팝업 장소에 줄을 서 들어갔다.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선지 벽면을 찬찬히들 읽는다. 찰칵찰칵족은 없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의 희망 찬 멘트!
'어느날 작가가 되었다'와 '작가의 여정 가이드'를 통해 본업을 하면서 각자의 일상을 담담하게 재미지게 각자의 색깔대로 꾸려온 분들의 작가 일대기가 특히나 눈을 끌었다. 대단하다.
특히 작가로 등단하신 분들은 갑자기 된게 아니었다. 5-7년간 각자만의 담금질을 꽤나 오래하신 분들이었다. 그렇치, 현생 살아가면서 작가가 되기란 쉽지만은 않은 일. 한번 해보고 싶다.
종이욕심이 다시 꿈틀댄다.
작가들의 글쓰기 비법과 한달간 글쓰기 습관 들이기를 위한 키워드 메모지들에 정신을 잃는다.
편지 메모 신문글귀 같은 종이 쪼가리 모으기는 10대부터 유난했다. 엄마에게 혼나면서도 찔끔찔끔 버리고 몰래 간직하던 나만의 종이들을 결국 몇번의 이사로 최소화할 수 밖에 없었다. 모은 종이와 메모한 종이에 추억과 스토리를 담아뒀지만 현실적인 공간 제약에선 내 맘도 정리를 해야할 판이라.
오늘은 꾹꾹 의미담긴 메모지들을 집힙는대로 가방에 욱여넣는다. 행복하다. 갖는 것만으로도 내 맘이 충전.
다시 내 노트에 오리고 붙이고 나만의 낙서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종이물욕이 꿈틀꿈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