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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의 일기예보

시의 ㅅ자도 모르지만 그냥 쓰는 시

by 최고담


학교 가는 아침.

바쁜 내 마음과 다르게

느긋하게 준비하는 너를 보면

마음속에 산불이 난다.


오늘은 산봉우리 하나

어제는 산봉우리 세 개


활활 타오르던 불덩이가

입 밖으로 튀어나가면,


네 눈에는 눈물로 차오른다.


마지못해 그렁그렁한 눈으로

문을 열고 나서는 뒷모습.


그 모습을 문 앞에 서서

우두커니 보고 있노라면


재만 남은 내 가슴속에

소나기가 내린다.


너의 눈은 내 마음의 일기예보.


네 눈에 눈물이 차오르면,

어김없이 엄마 마음엔 비가 내린다.


마음속 타올랐던 산봉우리 화재는

진압됐지만,


내리는 빗방울이 모여

이번엔 커다란 웅덩이를 만든다.


하루 종일 찰방찰방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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