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 좋아

시의 ㅅ자도 모르지만 그냥 쓰는 시

by 최고담


좋아해라는 말이 좋아.


좋아해라고 말하는 표정도 좋아.

수줍게 말하던

힘차게 터져 나오던


좋아해라고 꺼내는 입 모양도 좋아.


그중 제일 좋은 건

이유 없이 좋은 게 제일 좋아


이유가 있는 건 어쩐지

이유가 없어지면 사라질까 봐 무섭잖아


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


웃는 모습이 예쁜 언니가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 말하는 그 순간


언니가 일을 좋아하는 것도 좋고

그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


팍팍한 세상에서

모든 일에 원인과 결과를 따지는 현실에서

이유가 있건 없건

무언가를 오롯이 좋아하는 그 마음이 귀해서


돈이 돼야 좋고,

나에게 득이 되야지만 좋은 그런 것보다


순수하게 내 마음이 좋으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


누군가의 좋음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사이가 좋아


그래서 네가 좋아

이렇게 써내려 가는 내가 좋아

keyword
작가의 이전글3. 아줌마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