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다는 건

모두가 처음엔 서툴렀다

by Rumex

“너 돈통에 있는 돈 가져갔지?”


어릴 적, 엄마가 조용히 나를 밖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마치 중요한 비밀을 이야기하듯 그렇게 말했다.


나는 놀랐다. 나는 여태껏 거짓말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엄마의 의심은 내 안의 없던 욕망까지 불러일으켰다. 오빠도 있고, 아빠도 있는데 왜 하필 나였을까? 묻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나는 문득 그 일을 엄마에게 다시 물었다.


엄마는 “몰라, 기억이 안 나… 근데 너 어렸을 때 네 저금통도 뜯었잖아.”라고 말했다.

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건 내 돈이었잖아.”


그래, 피해자만 기억하고, 가해자는 잊는 법이니까.


그리고 이제는, 그때를 돌이켜보면

지금 내 나이 때 엄마도 엄마가 된 것이니 아주 조금은 이해가 간다.


나도, 엄마도 서로 서툴렀던 시간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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