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artist)가 던진 공을 관람자가 받아치지

예술적 참견시점 (The Moment of Artistic Interve

by 김남효 Jeff 지민

예술적 참견시점

(The Moment of Artistic Intervention)


동서양디자인연구소 김남효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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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친다.

“이 작품, 어떻게 느끼세요?”

그 순간, 필자는 이미 작품 안에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한다.


동시대 미술의 가장 날카로운 두 개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수용미학과 관계미학을 말한다.


이 둘은 더 이상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오늘날 미술을 마주하는 실제 태도다.


작가(artist)가 던진 공을 관람자가 받아치지 않으면 경기가 성립하지 않는 게임.

그 게임의 이름이 바로 ‘예술’이다.


1. 수용미학: 관람자의 시선이 작품을 완성한다


수용미학은 간단하다. 작품은 작가의 손에서 태어나는 순간 반쪽짜리다. 나머지 반쪽은 관람자가 채운다. 수용미학(Reception Aesthetics, Rezeptionsästhetik)은 1960년대 후반 독일의 콘스탄츠 학파(Constance School)에 의해 탄생했다. 에드문트 후설 등의 현상학으로부터 '의식의 지향성' 개념을 가져와 독자가 작품을 마주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분석하여, 작품의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독자와의 '대화'를 통해 계속 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볼프강 이저(Wolfgang Iser)의 ‘빈 자리(Leerstellen, Gap)’는 관계미학이 예술의 '사회적 소통'을 강조하기 훨씬 이전, 문학 비평에서 독자의 역할을 결정적으로 끌어올린 개념이다.그는 독자 반응 비평(Reader-Response Criticism)의 선구자로, 텍스트와 독자가 만나는 지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탐구했다.


작품 안에 의도적으로 남겨진 공백. 그 공백을 메우는 건 작가의 브러시가 아니라,

관람자의 머릿속에서 터지는 감정, 기억, 불편함, 혹은 웃음이다.


요즘 '화이트 큐브(White Cube)' 즉, 우리가 흔히 보는 사방이 하얗고 조용한 전시장에서 자주 보는 ‘설치’나 ‘참여형’ 작업들이 그렇다.


설치 미술 (Installation Art)은 벽에 그림을 거는 게 아니라, 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방식으로서, 전시장 바닥, 천장, 벽면 전체를 활용한다. 전시장에 놓인 오브제들 사이의 물리적 공간은 관객이 몸소 움직이며 채워야 할 ‘빈 자리’가 되고, 관람객이 작품 주변을 걷거나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참여형 작업 (Participatory/Relational Art)은 작가가 작품을 모두 완성해 놓는 게 아니라, 관람객이 무언가를 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예술이고, "만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 대신에 "함께 해주세요"라고 안내문이 있다. 관람객의 행동, 대화, 선택이 작품의 일부가 된다. 작가가 정답을 주지 않을수록 관객은 자신의 삶을 투영해 그 의미의 틈을 메우게 되는데, 이것이 현대 미술이 관객에게 주는 가장 큰 유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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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예술의 근원적인 힘을 스토리텔링에 담아내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화가(A Story-Creating Painter)',감정과 사유의 깊이를 시각 및 언어로 풀어내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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