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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컨 Dec 11. 2023

한국 최대 컨설팅사인 PWC컨설팅의 과거는?

한국 PWC컨설팅의 등장과 부상

글로벌 컨설팅 시장은 회계법인 Big4가 이끌고 있고, 컨설팅 매출 1위는 딜로이트 컨설팅입니다만 한국 시장의 사정은 다릅니다. 글로벌 2위인 PWC의 멤버십인 삼일PWC가 회계와 컨설팅 시장에서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삼일 PWC는 2022년 회계연도에 1조 3,685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그 중 3,593억 원을 컨설팅에서 올렸는데 한국 Big4 중에 가장 큰 규모입니다. 삼일 PWC는 회계와 컨설팅을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각각 삼일회계법인과 삼일PWC컨설팅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삼일PWC컨설팅이 한국 컨설팅 시장에 등장해서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해 온 과정을 다루려 합니다. PWC컨설팅이라는 브랜드는 1990년대 말에 한국 시장에 등장했습니다만 인수 합병을 거쳤기에 현재의 삼일 PWC컨설팅과는 다른 법인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PWC컨설팅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의 시작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PWC 컨설팅 로고 변천


# 컨설팅소프트웨어그룹(CSG) 출범


1988년에 컨설팅소프트웨어그룹(CSG)이 설립됩니다. CSG의 설립자는 현재 커니(Kearney)와 메타넷글로벌을 이끌고 있는 최영상 씨입니다. 그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서 한국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딜로이트 멤버십인 안건회계법인에서 1981년부터 7년간 회계감사와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컨설팅의 가능성을 본 그는 1988년에 안건에서 독립해서 컨설팅사 CSG를 설립합니다. 당시 한국에서 한창이던 ERP 도입이 CSG의 사업영역이었습니다.


초창기 한국 컨설팅 시장에서 회계사의 비중과 역할은 지금보다 훨씬 컸습니다. 컨설팅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는 전사적 자원 관리를 표방했습니다만 근간은 재무회계, 관리회계였기에 회계사의 스킬 셋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한국 컨설팅 시장의 컨설턴트는 한국공인회계사(KICPA) 혹은 미국공인회계사(AICPA)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ERP가 태동하던 시기에 설립된 CSG는 순탄하게 성장했고 1996년에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와 전략적 제휴를 하기에 이릅니다. 1997년에는 CSG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가 합작해서 140명 규모의 프라이스워터하우스CSG를 설립하고 최영상 씨가 대표이사를 맡습니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의 ▲경영정보시스템 ▲프로세스 혁신컨설팅 ▲통합관리시스템 ▲제무분야의 노하우와 CSG 측의 국내 컨설팅 경험을 접목해서 리엔지니어링과 정보 및 경영관리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하는 컨설팅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었습니다.


# 원조 PWC컨설팅 출범


1998년에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CSG와 삼일회계법인의 컨설팅 부문이 합쳐져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컨설팅(PWC컨설팅)이 출범합니다. PWC컨설팅의 출범은 이 시기에 이루어진 글로벌 회계법인 통합의 일환이었습니다. 당시 쿠퍼스 앤드 라이브랜드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가 합병해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출범했는데, 한국 멤버펌인 삼일회계법인이 회계감사를 담당하고, 컨설팅은 별도 법인인 PWC컨설팅이 담당하는 구조였습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PWC컨설팅은 눈부신 성장을 합니다. 1998년 출범 당시의 매출액은 170억 원이었는데 매해 두 배 가까운 성장을 거듭해서 1999년 346억 원, 2000년 700억 원, 2001년 900억 원, 2002년 1000억 원을 기록하며 한국 컨설팅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합니다. 당시 PWC컨설팅의 본사는 아셈타워 제일 위의 2개 층을 사용했는데 39층과 40층에는 500여 명 넘는 컨설턴트로 북적였습니다.


한국 컨설팅 시장을 주름잡으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PWC컨설팅은 2002년에 큰 변화를 겪습니다. 글로벌 PWC가 IBM에 컨설팅 사업을 매각했고, 한국에서도 글로벌을 따라서 한국IBM이 PWC컨설팅을 인수합니다. 합병 이후 PWC컨설팅은 IBM BCS로 사명을 바꿔서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다가 합병 2년 뒤인 2004년에 IBM으로 흡수되어 BCS 사업부로 운영됩니다.


# 현재의 PWC컨설팅 출범


현재 운영되고 있는 PWC컨설팅은 2002년에 IBM으로 매각된 PWC컨설팅과 다른 법인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998년에 삼일회계법인의 컨설팅 부문이 PWC컨설팅에 통합된 이후에도 삼일회계법인 내부에 컨설팅을 담당하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2002년에 PWC컨설팅이 IBM BCS로 출범한 이후에는 삼일 PWC컨설팅이라는 브랜드로 컨설팅 사업을 계속합니다. IBM에 PWC컨설팅을 매각하는 계약에 브랜드 사용권 사용과 컨설팅 사업 포기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삼일회계법인은 2004년에 삼일PWC를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분리해서 설립했고, 이 법인이 현재의 PWC컨설팅입니다.


IBM BCS(구 삼일PWC컨설팅)와 삼일PWC컨설팅(삼일회계법인 계열사)는 2005년부터 2010년 사이의 한국 IT컨설팅 시장을 계속해서 주도해 나갑니다. IBM BCS, 삼일PWC컨설팅, 액센츄어, 베어링포인트 등이 당시 한국 IT컨설팅의 선도사였습니다. 이들 중 베어링포인트는 2010년에 삼정KPMG로 매각되었고, 액센츄어는 2016년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IBM BCS는 2004년에 IBM GBS로 명칭을 바꿨다가 2021년에는 다시 IBM 컨설팅으로 리브랜딩 했는데, 현재는 과거와 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합니다.


현재의 삼일PWC컨설팅은 한국에 처음 등장했던 PWC컨설팅과는 다른 컨설팅사입니다만 컨설팅 규모로는 Big4 중에 가장 큰 업체입니다. 삼일PWC컨설팅는 현재 1,000여 명을 넘는 컨설턴트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20년 2495억 원, 2021년 3438억 원, 2022년 396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글을 마무리하며...


2000년대에 커리어를 시작한 저에게 PWC컨설팅의 브랜드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당시 컨설팅 시장을 장악하던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글로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한국 컨설팅 시장의 한계를 절감하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한국 컨설팅 시장만 국한해서 보자면 IBM으로의 매각은 터무니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매각으로 얻는 단기 수익은 컸겠으나 한국 시장에서의 위상만큼의 매각 대금을 인정받았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래서 당시에 PWC컨설팅을 넘길수 밖에 없었던 최영상씨가 그 이후에 운영하는 커니, 메타넷 등의 컨설팅사에서 독점적인 사업권을 중시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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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추가하거나, 저자의 감상을 적는 시리즈물의 일환입니다. 시리즈물의 취지와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의 내용은 다음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거의 모든 컨설팅의 역사> B컷#1. 구성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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