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그리고 조금 더.
아이와 단둘이 외출하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은 시간이 찾아왔다.
나는 자립, 독립, 자주의 상징처럼 살아왔는데,
어쩌다 나보다 35살이나 어린 아이 하나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하게 된 걸까.
그게 너무 미안하고, 자꾸만 나 자신을 책망하던 시간들이었다.
그래도 밥은 잘 먹여야지.
퇴근하고 픽업하고, 숨 가쁘게 장을 봐 와서 밥을 차리는 와중에도
“아,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봐.”
입술을 깨물며, 마음속에서만 부르르 떨던 1년.
이번 주말은 또 어디를 가야 하나.
새벽까지 ‘대구 근교 아이랑 갈 만한 곳’을 검색하며
충혈된 눈을 비비던 1년.
혹시나 택군(신랑)이 회식이라도 생기면
며칠 전부터 안절부절 못하며
동네 아이 친구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톡을 보낸다.
“그날 저녁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
SOS를 보내기를 반복한 1년.
그렇게 버텨온 시간이 벌써 4년이 되었다.
딩크로 살겠노라 큰소리쳤던 결혼 초기.
갑작스럽게 찾아온 전환점 앞에서 체력도, 멘탈도 다 털리고 나니
정작 우리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조차 눈여겨보지 못했다.
그러다 얼마 전, 아이와 함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대학 동기 모임에 함께 가게 되었는데—
그날 저녁, 한 동기가 보낸 메시지 한 줄이
내 지난한 계절에 조용히 봄을 가져다주었다.
“어디서 그 예쁜 것이 떨어졌니. 고생 참 많았다.
예쁜 줄도 몰랐다.
빛나는 줄도 몰랐다.
정신없이 보내느라,
그 모든 순간을 글로도 남기지 못했다.
“솜사탕 같은 이모, 돌고래 같은 삼촌이었어.”
아이의 이런 보물 같은 말도, 그냥 그렇게 지나보냈었다.
이제서야 깨닫는다.
사진도, 동영상도 담지 못한 말들과 마음들,
그 모든 순간이 얼마나 귀한 기록이었는지를.
이제는 조금 더 또렷하게,
아이의 말과 마음을, 그리고
엄마로서의 나를 기록해두고 싶다.
다시 시작하는 나의 삶, 나의 꿈.
그리고 나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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