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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우 Oct 22. 2024

유일한 숲

24년 아르코 창작 발표 지원 선정작


유일한 숲                 정선우




가끔 배경이 되어주는 안개와

푸른 돌짐승의 눈동자가 젖어 있는     


나의 숲으로

당신을 청한다     


숲이 낮을 다 흘려보내고

밤하늘을 찢고 나온 별이 조금씩 아물어 갈 때

미세한 뿌리를 뻗은 수면을 건너가는 달     


숲은 결코 서두르지 않지

먼지벌레 날개에서 부서지는 빛으로

숲을 다 이해할 수 없으니     


덩굴장미 옆에선 시간이 빨리 흘러가니 

우리의 기억이 늘 같기만 할까     


밤을 횡단하는 바람으로

유실되고 말 노래로     


시간을 알고 있는

숲이 일어나     


숲 밖     


멀리, 버스가 오고 정거장엔 타거나 내리는 사람 없이

스치는 풍경들

휘파람 같은     


지금부터야, 오늘의

깊고 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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