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아르코 창작 발표 지원 선정작
다 끝나가
가만히 좀 있어 봐
신호등이 바뀔 때처럼
내가 바뀌는 사진 속
흰 리넨 커튼에 묻은 얼룩을 닦는 것인데
지워진 당신들, 매일 같이
우린 어떻게 서로를 견뎠니?
시상식장의 섹시한 양산의 포즈
아스팔트에 지글거리는 한여름의 야외 모터쇼에서
관계에도 내성이 생기나 봐
표백제 같은 햇볕에 울음이 씻길까 봐
걱정을 남겨 놓을게
등장인물들이 희미해진 슬픔은
불면에도 방향이 있어 자꾸 돌아눕는데
찰칵찰칵 닫혔다 열리는
흑과 백
그 사이는 물속 같아서
눈 질끈 감고 물뱀처럼 맴돌다가
누구를 휘감으려는 걸까
해피 버스데이! 암막이
생일 케이크 같은
나를 덮친다
우리는 속도가, 성별이 다른
컷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