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다층 가을호
ㄱ에 기둥 하나 괴는데 시간을 다 쓰고 저녁을 맞네
입술과 입술을 맞대면 무성해지던 침묵
바닥은 어떤 상처에도 녹스는 법이 없네
사랑한다 말하기 전에 귀를 떼어 버렸으므로
알알이 딸려 나오는 알감자 같은 눈물
우리는 어쩌다 읽다 만 한 권의 서글픔
이웃하는 각의 기울어진 표정처럼
검지의 은반지가 만들어 놓은 일그러진 시작을 알기나 할까
실패에 감긴 실이 바늘을 뚫을 때
이미는 대못을 친 창문
뒤늦은 것을 비로소 알았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