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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우 Oct 22. 2024

밤하늘의 트럼펫

모던포엠 8월호

밤하늘의 트럼펫            정선우           



밤하늘은 당신의 취향입니까   

  

서로 다른 생각으로 서 있는 골목 가로등들 

나의 어두운 속눈썹을 스친 그림자는 당신입니까 

골목 끝의 어둠이 정말로 당신의 표정입니까  

   

길이 남긴 미련은 목적지를 찾지 못했기 때문

한 쪽만 푸른 길은 위험 할 수 있습니다

    

대나무 숲에 살다가 잘려나간  

바람이 끼어 우는 소리

울음 쪽으로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비늘이 많은 별  

     

보푸라기 핀 소매 끝에 써 있는 글귀

누구도 울지 말아요
어떤 미련도 마지막 말줄임표 속에 가두지 말아요     


지난 일은 

당신이 기울어진 쪽으로 생겨난 절취선     


그 밤의 티끌입니까

     

쇄골을 문지르면  

밤이 먼지처럼 가슴에 멍울지고는 했습니다

      

당신에게 등을 덧대면 

하룻밤이 침대에 생겨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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