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상상 속에선 이미 오백 번 글 썼다.
책을 읽다 갑자기 늘 생각해오던 기록과 정리를 브런치에 시작했다.
나는 보통 용두사미에 익숙하다.
예상보다 더 빨리 질리게 될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시작하는 글에 많은걸 쏟지는 않기로 했다. 이번에는 시작할 때 케이크를 통째로 다 먹지 말고 일단 한 조각만 잘라서 옴뇸뇸 먹자. 지금 먹고 남은 케이크는 천천히 한 조각씩, 기분 좋게 즐겨보자.
내 안에는 생각이 무척 많아서 마치 옷들로 꽉 차 터지기 일보 직전인 옷장 같고
가까스로 원하는 옷을 꺼내다 보면 종종 원치 않는 다른 옷들까지 딸려 나온다.
옷장 정리 겸,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시작해 보기로 한다.
공개적인 생각의 정리. 인스타그램조차도 안 하는 인간이라 익숙지 않아서 의외로 부끄럽다.
나 말고 누가 내 글을 읽기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