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콕 체재 중에는 Talat Noi를 가 보려고 한다. 함께 근무한 태국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이런 곳도 어떻게 아냐고 반문한다.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하니 들어본 적은 있지만 본인도 아직 가본 적은 없다고 한다. 아침을 동료들과 Buffet로 식사 마감 시간까지 이런저런 얘기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내다가 더 더워지기 전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해 Grab을 불렀다. 요금은 200밧 조금 넘게 나오고 약 20분가량 걸리는 걸로 나온다. 길이 막혔다 풀렸다 하면서 여기쯤일까 하는데, 다 왔다고 내리라고 한다.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는 교차로에 내려주고 간다.
이럴 때는 Google의 힘을 빌려야 한다. 마더카페를 목적지로 해서 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 지역이 예전에 자동차 공업사들이 있었던 지역이라고는 알고 왔는데, 초입의 가게를 보니 제대로 온 건 맞는 듯하였다. 골목길로 들어가기 전의 거리는 그냥 여느 뒷골목 같았다. 근데, 사람들이 많이 가는 길로 꺾어 들자 벽면이 이쁜 그림들로 바뀌기 시작했다. 누가 그려 놓은 것인지 모르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들이 골목길을 따라 계속해서 이어져 있었다.
그 길의 끝에는 마더스 카페가 짜오프라야 강에 다다를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 먼저 강에 가까운 사원에 들러 둘러보니 부처님을 모시는 절은 아니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중국의 신들을 모시는 사당 같았다. 사당 옆의 계단을 올라 강을 내려다보는 것도 괜찮다. 양편으로 짜오프라야 강을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날씨가 더워 얼른 시원한 곳으로 들어가고파 마더스 카페로 들어갔다. 1층의 곁은 알록달록 그림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안은 자동차 부품 폐기물로 가득했다.
왼쪽의 통로를 통해 2층으로 올라가니 카페 입구가 보인다. 카페 안은 바깥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인테리어도 아주 힙하게 잘 꾸며져 있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원해서 좋다. 사람이 제법 많았지만 몇몇 테이블은 비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앉고 싶어 긴 테이블의 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커피를 주문하였다. 커피 맛을 보려면 에스페레소를 시키는 것이 나을 듯하여 치앙마이 지역 생산 커피와 이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 하나를 더 추천받아 두 가지를 주문하였다. 큰 테이블의 왼편은 일본일 남녀 두 명이 썸 타는 중인지 약간 떨어져 앉아 소곤소곤 얘기하고 오른편은 태국인 젊은 여자 네 분이 즐겁게 대화하고 있었다. 시원한 곳에서 뜨거운 커피를 즐기며 주변의 분위기도 포근하게 느껴진다. 잠시 후 일본인 커플이 떠나고 그 자리에 태국 현지인 다섯 명이 안더니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노래가 끝날 때쯤 그쪽을 쳐다보다 오늘의 주인공 같으신 어머니와 눈이 마주치자 자연스럽게 "Happy Birthday to You!"라고 말해줬다.
슬슬 움직여 볼까 하고 밖으로 나오자 스콜이 쏟아지고 있었다. 화장실 앞의 의자에 앉아 카페의 주인들 인듯한 고양이들에게 인사하고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방콕에서는 한낮에 이렇게 비가 와니 오히려 덜 더운 듯하다. 양철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도 날씨가 다시 개면서 느린 박자로 바뀐다. 고양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카페를 나섰다.
골목은 자전거로 투어 하는 상품이 있는지 자전거 길 표식도 보이고 곧 자전거 투어 일행이 줄줄이 지나가기 시작한다. 골목이 좁아 길 가장자리에 붙어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어디서 시작하는지 모르지만 자전거들은 골목을 지나 강에서 기다리는 배에 싣고서 또 다른 투어 장소로 가는 듯하다. 골목길은 타일로 잘 포장이 되어 자전거가 다니기에도 편하고 걸어서도 방향을 잃지 않게 잘 되어 있었다.
골목을 돌아가니 여자 얼굴을 벽면에 멋지게 그려 놓았다.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사진도 찍어보고 천천히 그림도 감상해 본다. 이곳 골목골목에는 특이한 카페들이 많이 있다. 옛집을 개조해 중앙에는 수영장을 만들어 놓은 카페도 있는데 구경을 하려면 입장료를 받는다. 초코음료를 파는 카페는 매장은 조그만 하지만 그 앞의 낡은 폭스바겐은 이 골목의 시그너처가 된 듯하다. 지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서진 한 장씩은 찍고 가니 말이다. 강을 바로 마주하고 있는 카페는 음료를 구매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어 이미 두 잔이나 커피를 마신 후라 들어가는 걸 포기했다.
길을 구불구불 돌아 다시 강가에 이르자 큰 나무도 보이고 그 뒤로 깔끔한 건물이 보인다. Talat Noi Museum 이란다. 관람객은 많지 않았고 더위도 식힐 겸 들어가 보았다. 입구의 설명문을 번역기로 돌려보니 이곳은 자동차 공업사들도 있지만, 그전에 조폐창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입구애서 기념주화를 판매하고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지역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내가 보지 못한 사원들도 꽤나 많았다. 3층은 이 지역 역사를 안내하는 상영물이 있었는데 관람객도 많고 현지어로만 상영 중이라 발길을 돌렸다.
전 세계적인 추세인지 공장지대를 레트로 감성으로 변형하여 사람들은 끌어 모으고 있다. 이곳도 앞으로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방콕의 중앙역인 후아 람퐁역 방향으로 길을 걷다 황금불사원도 밖에서 잠시 둘러보았다.
지하철을 타고 Sukumbit에서 내려 BTS로 갈아타고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지하철 30밧, BTS 40밧의 요금이 나온다. 두 명이상 가신다면 쇼핑몰에 갈 것 아니면 왕복 택시를 이용하는 게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