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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바라보며 어디든 누우면
아픈 삶과 한 몸이 된다!

이제야 홀로 있는 법을 알게 되다니!

by 이림

이제 홀로 누워서 생각하기로 한다

그리곤 삶에서 홀로 있는 법을 배워 나간다.


오늘도 공원에서 반나절을 홀로 보낸다.

무더위에 습기 찬 여름바람이 불어올 때 즈음이면, 근처 공원으로 가서 시간을 보낸다.

숲을 가로지른 더운 바람은 청량한 풀잎 향을 머금고 찰랑이는 싹싹 거리는 소리에 더해 시원한 바람으로 변해 맞아준다.

공원 가로지르는 숲길을 산책하다가 큰 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은 정자에 한참이나 앉았다 가만히 누워본다.

나는 정자 찬바닥에 몸을 밀착하곤 생각한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자면, 숲에 그림자 사이에 이따금 스치는 여린 바람에도 나무 이파리들은 팔랑거리며 빛그물을 끌어 덮어줬다.

홀로 누워 하늘을 멍하니 보는 시간,

누워서 생각하라는 조언은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보다 누워 있을 때가 안정되거나 생각이 정렬돼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밤새 책상에 앉아 학업에 몰두했을 때보다 아침에 깨어나 누운 채 천장을 노려보고 있을 때,

평온한 감각에 스치는 영감이 번뜩인다는 걸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 흐르는 시간 동안 그런 시간이 몸속으로 들어온다.

나는 흘러가는 시간과 한 몸이 된다.

내가 시간의 주인이 되고, 시간을 중요한 것으로 만들면 세상에 중요한 존재가 된다.

잠잠히 모든 걸 잊고 시간마저도 흘려보내는 이런 휴식이 좋다.

정자 옆 벤치에 책도 보기도, 누워서 헛된 상념에, 진실을 외면한 망상의 꿈같은 일들도 느껴본다.

삶이 너무 바쁘고 빠르게 지나갈 땐, 바로 그럴 때 이런 휴식 속에서 일부러 혼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숲에 비친 그림자들에 사로잡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 계절을 느끼고 있다.

봄은 완전히 물러갔고 이제부터 여름은 한창이지만 곧 다른 계절이 찾아오겠지.


한소끔 햇살이 순해진 저녁 무렵,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름 모를 꽃내음과 새소리를 머금고 너그러운 구룸을 품고 저녁 빛으로 물드는 숲의 정광은 경이롭다.

시원한 바람이 껴껴이 불어온다.

이 바람 따라, '내년에도 올해처럼 벚꽃피고 바람에 날리는 벚꽃 길을 다시 걸어 볼 수 있을까?'”라고

바람소리, 새소리, 풀잎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는 특별할 것 없는데도 너무 아름다워서 멈춰야 하는 순간이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구름이 나를 향해 미소 짓는 그 순간이다.

특별할 것 없는데도 너무 아름다워서 멈춰 서는 순간이 있다.

바로! 이 순간이 그랬다.


그 한가운데 누워 물끄러미 저무는 하늘을 보고 눈물 한 방울이 흐른다.

아, 세상에 나만이 홀로 있는 순간이구나.
여전히 너는 살아 있고, 그런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생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니까, 우리는 조금 느리게 걸어가 보자”

설사 마지막이 보인다 해도.

그래! “하늘을 바라보며 어디든 누워 보면 세상과 한 몸이 된다”라고 하니,

어떤 삶이 주어지든 홀로 있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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