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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에메랄드 빛 '눈동자'가
찾는 사랑

오늘도 열린 눈동자로 너를 찾아 헤매죠!

by 이림

너는 나의 내면을 보려다 '사랑'이란 이름의 눈동자 하나를 발견하죠.

누구의 사랑스러운 눈인 가,

누구의 검은 에메랄드 빛을 가진 눈동자인가!

누구에게나 청춘의 눈동자는 이런 빛깔이지 않았을까!

아니 나의 눈동자인 가!

아니 너의 눈물인가, 그걸 알 수 없게 되죠.


누군가의 눈동자를 지극이 바라보는 일은 이상한 일이죠.

누군가의 눈동자를 깊이 바라보면 그 안에는 내가 보이게 되죠.

자세한 표정까지는 아닐지라도 흐릿한 윤곽은 보이죠.

희미하기에 더욱 기묘한 존재감이 있죠.


거울이 보는 이의 모습, 그 외양을 그대로 돼 비춘다면,

눈동자는 보이는 이의 존재 속으로 보는 이를 끌어당기게 되죠.

모든 눈동자에는 보는 이와 보이는 이의 존재를 뒤섞는 아득한 깊이가 분명히 있죠.

손, 코, 귀, 입 등 다른 신체 부위를 바라보는 일에 비할 바가 아니죠.

아마도 그 눈동자를 바라보는 모든 것, 역시 눈동자이기 때문일 것이죠.

눈동자와 눈동자가 마주치는 일은 서로를 마주 본다는 것이 분명하죠.

때로는 서로의 눈을 아주 오랫동안 바라보는 행위로 사랑이란 이름을 대신한다고도 하는데,

과연 그럴 만하지 않을까?


깨어 있는 동안 너는 누군가를 보고 싶어 하거나 그 무언가,

아마 사랑의 무게를 저울질하기를 멈추지 못하죠.

너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순간, 보이는 것은 누군가의 깊은 눈동자를 떠올리게 되죠.

너 스스로 눈동자를 오래 바라본다면, 눈동자 또한 너를 바라보게 되죠.
그런 눈동자는 바라보는 이를 부끄럽게도 하기도 하죠.

눈동자는 보는 행위만으로 너와 나의 경계를 조금씩 지워 나가게 되죠.

그리고 그 눈동자에 담긴 기나긴 기억을 풀어나가죠.

까맣고 아득한 다른 존재의 생애에 조심스럽게 그러나 깊이 연결시키는 것이죠.

그것이 눈동자가 하는 숭고한 사랑이 되네요.

순한 사랑은 왜 그리 빨리 자라서 품을 쉽게 떠나는가를 알게 되면서,

짙은 사랑도 그리 쉽게 잊혀 기억도 희미 해져 간다는 걸 이젠 알게 되었죠

숱한 사랑은 여전히 너의 눈동자 속에 자라고 있네요.

먼발치에서 바라보고만 있지는 못하게 하는 게 바로 사랑이 아닐까요!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작고 연약한 이들의 사랑 역시 “너와 나의 삶”이 되겠죠.


오늘도 열린 눈동자로 어디론 가 너를 찾아 헤매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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