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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이 아닌가!

길목 하나를 사이로 마주 서 있는 당신이 아니었던가!

by 이림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입니다.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을 보게 됩니다.

이젠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이 아닌가 합니다.

아, 그렇지!

여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져 잡초만 가득했던 내 뒤마당에 환한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보았습니다.

미처 몰랐던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을 다른 면도 고개를 돌립니다.

홀로 커피 한잔을 들고서, 이른 아침 태양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장면을 불 그러 미 바라보던 당신,

유난히 오후 늦은 구름이 피어오르는 변하는 구름색을 좋아하는 당신,

저녁 무렵엔, 붉은 노을이 지는 장면을 멍하니 지켜보는 당신,


음식 만드는 걸 싫어하는 당신이, 내가 아프다는 이유로 오전 내내 주방을 누비는 당신,

부유한 형편에도 소박한 옷차림에도 거리를 당당히 걷는 당신,

어렵게만 생각했던 일이 냉철함으로 해결하는 순간을 보는 당신,

순간의 감정에만 휘돌리는 나를 진지하게 납득시키고 설득하려는 당신,

뜻 맞는 친우들과 유쾌한 대화를 나누며 웃음 짓던 당신,

그런 사랑스러운 당신입니다.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에, 나는 가슴속 갈피에 감사편지 한 장 품고 만나러 갑니다.
당신의 마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전하지 못한 미완의 편지지만 오늘은 가슴에 묻고 갑니다
매양 도돌이표처럼 맴도는 당신의 안부를 묻는 인사만이 새겼던 내용이 전부이지만.
이번엔, 잊고 살았던 말씀들을 전려 합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라는 높은음 자리로 고백하고 싶지만 잠시 쉼표를 찍고선 꽃 바구니 한가득

들고서 콧노래를 부르며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이젠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이 그 사랑스러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파도치는 삶에는 반드시 동반자가 필요합니다.

“동반의 조건은 함께 같은 곳, 그 목적지를 바라보며 걸어가는 여행이 아니라고 했던가!”

이렇듯 미래에 대한 기대로 설렘의 경험 역시 사랑스러운 아름다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젊은 날의 냉랭함을 이젠 사라지고, 나의 감수성에는 못 미칠지만,

그래도 나이가 감성을 뒤돌려 소녀시절로 돌아가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벌써, 저녁노을이 어느새 내려와 집 앞 입구에 와인색 융단 깔아놓았습니다

"끝 여름날, 푸른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빛처럼, 그렇게 다가가겠습니다”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이 되었습니다.
병든 나를 옆에서 지키며 바라봄으로 동정도 가엾음도 아닌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동행자가 되어줍니다.

당신은 이젠, 내 삶에 참 좋은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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