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꽃처럼 당신의 하루도 그러하지 않은가!
숲 속아래 응달 한견에 홀로 피었다 지는 이름 모른 꽃을 생각한다.
자신이 아름답다는 걸 알지 못한 채,
특별한 축복도 없이 이름 모를 꽃이 홀로 피었다 진다.
피어나 이 세상을 환히 밝히고 사라지는 많은 꽃들이 자신이 아름답다는 걸 아는 그 특별한 권리를 부여받지 못하고 세상에 환히 밝히고 홀로 지고 만다.
자기가 아름답다는 걸 알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아름답다는 걸 권리를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아는 것, 그 자체가 특별한 축복이라는 것”을 말이다.
꽃 같은 수많은 우리가 그러했듯이.
이름 없는 꽃들이 만드는 계절의 향연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걸 모른다.
단지 홀로 은은히 빛나며 꽃 향기만 세상에 보내면서도,
봄은 봄의 푸르름으로,
여름은 여름의 향기로움으로.
가을은 가을의 열매로
겨울은 숨겨진 겨울대로 꽃은 아름답다.
이름 모를 계절의 꽃처럼 당신의 하루도 그러하지 않은가!
당신 자신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 특별한 권한 없이,
당신은 매일 좌절하고 스스로를 책망하고 슬프게 울지만 또 몰라서 다시 시작하고, 다시 애를 쓴다.
당신이 힘겹게 짊어진 것이 그냥 짐이 아니라
실은 예쁜 진홍색 꽃이어서 다른 이들에게는 기쁨이 됐을 텐데!
당신은 그걸 모른다.
생각해 보니 그게 바로 당신의 아름다움이 아닌가!
당신이 이 세상에 태어나 다른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선물이 되는지 당신은 잘 모른다.
당신이 얼마나 예쁜 지,
당신이 얼마나 순수 한지,
당신이 얼마나 지혜로운 지,
누구보다도 얼마나 더 귀한지를 모르기에 고민하고 좌절한다.
당신은 모르기에 더 열심히 땀을 흘리고, 모르기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걷는다.
이 힘든 여정의 고남을 짊어지고 여기까지 온 당신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있다.
모른다는 것. 그러니 모른다고 슬퍼하거나 자책하지 말자.
자신의 가치를 모르고 피어나는 수많은 이름 없는 꽃들로 세상은 밝아진다.
당신 역시, 꽃처럼 자신의 가치를 모르고 피어나기에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정말로 순하고 예쁘고 귀한 존재는 자기 선함과 아름다움을 모른 채 묵묵하게 땀 흘리는 당신이다.
그런 고마운 이들로 인해 당신은 힘든 계절을 넘기고 오늘도 꽃 같은 새 계절의 바람을 맞는다.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쩌면 축복일 수도 있다.
예쁨을 알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지혜로움을 알고서,
특별한 힘이 있음을 아는 이들이 휘두르는 힘은 자칫 교만이 되어 슬픈 계절을 맞게 된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이렇게 다르다.
어쩌면 몰라서 당신은 더 아름답다.
이 여름이 지나면 숲에는 이름 모를 꽃이 시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