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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하루는
'따뜻한 저녁'을 맞기 위한 일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by 이림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은 초라하고, 지저분한 잔재를 다시 정화시키는 시간이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상당히 쌀쌀합니다.


멀리 서는 길게 떼 지어 이동하는 한 무리의 오리 떼가 보입니다.

“오리들이 조심조심 외나무다리 가장자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논길을 따라 걸으며 먼 길 돌아 집으로 향합니다.
이제 곧, 저녁입니다”

오리 떼들처럼 모두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이른 저녁시간이지만, 모두의 퇴근을 묻는 다정한 질문은 계절의 서늘함으로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건너편엔 지친 얼굴로 귀가를 서두르는 이들도 있습니다.

서로를 비추는 감정으로 다음 날에 대한 이야기로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지친 퇴근길입니다.


퇴근길, 전철 안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거친 땀냄새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휴일 나들이에 귀갓길 간선도로 위에서 붉은 미등을 밝히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차량 행렬이 마치 산기슭 풀밖을 가로질러 보금자리로 향하는 오리들은 닮았습니다.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안도감 때문인지, 지친 모습이지만 얼굴에 남은 표정만은 순해 보입니다.


집에 향해 가는 길은 새로 만든 길로 가는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물을 끓여 차 한잔에 얼어붙은 몸을 녹입니다.

그리곤 식사를 하고 꾸벅꾸벅 졸다가 침대 가장자리에 몸을 눕힐 것입니다.


분주하게 하루를 산다는 것은 따뜻한 저녁을 맞이하기 위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이 짧은 하루가 되었든, 긴 하루든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내일은 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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