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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뻔한, 오랜 전 그 약속

‘사랑’은 결코 새롭게 시작되지 않네요!

by 이림

오랜 전에 한 약속을 지키려 누군가를 기다릴 참으로 다시 역으로 향하죠

여전히 혼자지만,

“누군가 날 마중하지 않을까?” 그런 기대로 천천히 돌아서 역입 구를 빠져나오죠.


역에서 가장 먼 길을 돌아,

송림 숲사이로 새로 깐 보도블록 위로 종종거리던 작은 새를 보며 문득 떠올린 기억 한 조각을 짧은 글로 채워 넣죠.

그때, 당신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바닥에는 작은 새의 발자국이 찍혀 있네요.

아마도 습기가 굳기 전, 새 한 마리가 아무것도 모른 채 이 길을 걸어간 모양이네요.

이 새는 얼마를 걸었을까?

나도, 얼마를 걸었을까?

당신 역시도, 얼마를 걸었을까!


이거 봐요!

당신은 소리쳤고 나는 새 발자국을 따라가 보았죠.

새가 잠시 머문 그 길 끝자락에서, 문득 돼 돌아보았네요.

어, 어!

거꾸로 찍힌 새 발자국 하나가 눈에 보였죠.

“당신에게 말하지 않았죠"

나는 새의 거꾸로 찍힌 발자국 하나를 외투 속 주머니에 넣고 돌아왔죠.

언젠가 당신이 나를 잊고 걸어가다가 새의 마지막 발자국처럼 문득 돌아서 나를 생각해 주기를 바라죠.


"처음에 나는 당신 쪽을 보고 있었지만, 당신이 보이지 않았죠.

지금은 다른 곳을 보고 있지만 여전히 당신만 보이네요.

혹 당신은 나를 보고 있으면 아마 거기엔 내가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사랑은 언제 어디서나 새롭게 찾아오는 법이죠.

이제 나도 방랑자처럼 거리를 좀 걸어야만 하겠죠.


돌아선 길 위엔, 보도블록 위로 종종거리던 어린 참새를 보며 문득 떠올린 기억 한 조각을 짧은 일기로 쓴 편지에 채워 넣어 보죠.

"처음에 나는 당신 쪽을 보고 있었지만, 당신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다른 곳을 보고 있지만 여전히 당신만 보입니다

혹 당신은 나를 보고 있으면 아마 거기엔 내가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사랑은 언제 어디서나 새롭게 찾아오는 법이죠.

이제 나도 방랑자처럼 거리를 좀 걸어야 하겠죠.

내 기다림은 이제 하나뿐이었던가"

지난 그 시간과 장면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이미 알고 있죠.

“고통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결국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위로하며,

“사랑은 결코 새롭게 시작되지 않았다”라고 읊조리죠.


여전히 당신은 그 거리에 서 있고, 사람들이 바쁘게 곁을 지나고 있죠.

등을 보이며 지나는 사람들, 어쩌면 처음부터 등을 돌린 사람들이었을 테이죠.

어쩌면 오랜 전에 한, 그 약속에 누군가는 뚜벅뚜벅 오늘도 걷죠.


난 결국 온종일 거리를 헤 메이다 돌아와,

'널 부러진 음식을 치우고 책을 놓아둔 식탁'에 다시 앉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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