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길을 검색하다
청정김병효
천 번을 곱씹어 살아온 남도의
십여 년
돌아보면 초라해
내 그림자마저 허방처럼 차다
질긴 세월,
안간힘을 다하여 걸었을 뿐인데
잔고 빠진 통장처럼 허하다
먼 사람 사랑마저 저버린 것처럼
헤집는 바람이 시리다
낯설기만 한 나이
거미줄처럼 잔주름만 가득한
낡아지는
낡아져 가는
홀로 길들려 지는 내가 무섭다
여백 속 채우려는 얄팍한 궁상이
척척 휘감기고
부끄러운 문장 부호들을 찬찬히 다독인다
네 가슴에 헛된 시 한 줄 되지 않도록
더 절박한
내 나이만큼 여물고 싶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