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병효 May 21. 2022

빨간 요일

빨간 요일

청정김병효


창살처럼 쏟아지던 빗줄기가

비릿한 수액으로 발아래 흥건하다


매미 허물처럼 점점 얇아지고 작아지는 어둠

유통기한이 지나는 껍질만의 시간


온전히 다 써버린 어둠은

찢어진 시간을 꿰매어

목숨 보다 질긴 허물들을 적막 속으로 밀봉시킨다

 

양각의 주름만 새겨진 어둠의 통로

가난도 궁핍함도 삭제되는 시간

유언처럼 몇 줄의 바코드가 희부옇게 꽃잎에 진



#시

작가의 이전글 허기진 간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