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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효 Dec 18. 2022

저편

              

 저편

장수 사진을 찍으며


                      

                      청정김병효


하얀 달빛이 감꽃처럼 이울고


외로웠다고

배고파다고

눈물조차 오랜 세월, 숨죽이며 지켜온 휜 고목  


웃으세요

웃으세요

묻지도 않은 말 건네며


다랭이 논처럼 주름진 표정 앞에

아양도 떨어보지만

궁핍한 세월

견디온 표정은 굳어버린 지 오래다


이젠 기억보다 잊는 것이 더 많아

십이월 하늘 아래


모서리 사이, 이빨 빠진 어색한 미소가

조명 빛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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