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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읽어주는 선생님

epilogue 아니고 잠시 휴식

by Applepie

브런치 작가가 된 지 3년이 되었을 무렵까지도 연재를 할 생각은 못했다. 독자로서의 나는 다른 작가들의 연재글을 읽는 것을 즐겼지만 일주일에 최소 한 편씩의 글을 내가 써야 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었으므로. 그러다 올해 휴직계를 내고 아이는 아이대로 학교에 적응하여 여유가 웬만큼 생긴 여름의 어느 날,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해 보았다. 멤버십 작가 신청도 하고 자연스레 연재도 해보기로 한 것이다.


에세이보다 독후감 형식의 글이 두배, 세배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느꼈다. 이전에 한 번 읽었던 책이더라도 인상적인 부분을 골라내고, 또 글이 너무 길어지면 안 되니 가지치는 과정도 거치는 동안 글은 조금씩 완성되었다. 하루만에 완성한 글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거의 이틀이나 사흘쯤은 걸렸다.


'과연 이걸 누가 볼까?'

브런치 인기 작가도 아닌 내가 쓰는 글을, 그것도 교육과 책의 정말 재미없는 조합인데. 의구심이 들었지만 기대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고 사실 가장 큰 수확은 내가 얻었다. 책을 매일 읽긴 하나, 기록을 잘 하지 못해서 읽은 내용이 휘발되어 버리기 일쑤였던 내가 책을 깊이 있게 기록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여기 있는 열 네개의 글들은 내 독서록이자 일기장과도 같다. 아이가 떼를 심하게 쓰는 날, 유난히 옆집 아이의 진도에 불안해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은 날, 매일 해야 할 일들을 하기 싫은 날 나는 내가 쓴 글들을 읽는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다독여주고 길을 알려주는 순간이다.


열 네편(이것까지 열 다섯편)의 글로 이 브런치북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주 잠깐 쉬고 곧 2탄으로 돌아올 것이다. 쉬려는 이유는 부끄럽지만 하나이다. '읽어놓은 교육서들이 얼마 남지 않아서'(ㅋㅋㅋㅋㅋ)

그러므로 찬찬히 책을 골라서 읽고 느끼는 것들이 쌓이면 다시 연재를 시작하려고 한다. 겨울이 되기 전에 돌아올 것이다. 아주 짧은 휴식이 될 수도 있겠다.


이제까지 읽어주시고 하트를 눌러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저는 책을 많이 읽으러 가겠습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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