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상담 하기
분기별로 어린이집 학부모 상담 기간이 있다.
미리 연락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시고 때에 맞춰 연락을 주신다.
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면서도 막상 궁금한 점을 물어보라고 하면 밍구스러워진다.
아이들은 사시사철 늘 푸른 나무가 아닌, 절기마다 옷을 갈아입는 꽃나무다.
때마다 한 가지씩은 문제고 때마다 한 가지씩은 대견하다.
요즘 아이는 음수량이 많이 늘었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바뀌었으며 늘 청유형의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셨다. 친구들이 그런 아이의 말투를 배워서 “~해도 될까?” 가 유행처럼 번졌다며 웃으셨다.
다만, 배변 후 선생님이 물티슈를 챙기러 잠시만 자리를 비워도 눈물이 그렁 그렁하다고 하셔서 난생처음 듣는 소리였지만 애써 담담하게 일시적으로 그런 것 같다며 지속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면 알려주시라 하고 웃어넘겼다.
듣는 내가 당황해하면, 말씀하신 선생님도 당황하실 것 같아 상담 때마다 내가 하는 말은 비슷하다.
괜히 말을 길게 하면 주책맞게 눈치 없이 주절주절 떠드는 엄마일까 봐, 또 너무 아이에게 무관심한 엄마처럼 보일까 봐.. 늘 아이들은 때마다 조금씩 다르니 잘 지켜봐 달라 부탁드려보며 말을 맺는다.
궁금하신 건 언제든지 전화 달라며 인사하는 선생님에게 연락 없는 게 가장 좋은 거라고 애써 쿨함도 조금 쥐어 짜 넣어 본다.
내 원칙은 변함이 없다.
어린이집에서 작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의 불안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퇴근 후, 나를 반기며 안기는 아이에게 오늘 하루 어땠는지 물었을 때 엉덩이를 씰룩대며 즐거웠다고 웃는 그 예쁜 얼굴을 믿는다.
18개월 차, 작은 아이가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어린이집. 아이가 지금껏 안전하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음에 늘 감사하자 마음먹는다.
엄마의 불안함을, 아이는 몰라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