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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경노 Apr 13. 2022

보통이 사는 삶

꿈과 희망.

나는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단어는 나에게 사행성을 의미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적이 있었다.

그것들은 빈 곳간을 의미하는 것 같았고, 부모님의 걱정으로 사야 하는 허세 가득한 풍선 같았으며, 그 단어를 종이에 적어 보면 실망하는 내 모습이 베껴 나올 것 같은 먹지처럼 느껴졌다.


작은 시골 마을에 책을 좋아하고 글 쓰기를 좋아했던 두 명의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이 채 나라기도 전에 어른들은 미리 불안을 심어준다. 그렇게 자라난 불안의 잎사귀에 가려져 뿌리를 제대로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한 아이는 정규직이라는 어른들이 보기에 안전해 보이는 도시 노동자가 되었고, 다른 아이는 pd를 꿈꾸다 대학 생활 동안 작가가 더 잘 맞다는 것을 알고 방송 작가를 거쳐 책을 3권 정도 써낸 자발적 프리랜서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도시 노동자가 되어서 나이만 먹어가며 떠돌아다녔고, 친구는 착실하게 글을 써서 정직하게 돈을 벌고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미래에 대한 확신은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내고 치열하게 자아를 고민한 자들이 얻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어리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시절 두 아이 모두 꿈과 희망을 이야기해줄 수 있는 다정한 부모는 없었다.

스스로 잘 아는 것,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그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두 아이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자발적으로 꿈꾸지 않는 벌은,

아이가 어른이 되고 나면 처절하게 돌아온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불안을 심지 않아야 하고, 아이들은 배움의 가치를 알아야 스스로 행하게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는, 입 밖으로 꺼내기엔 여전히 간지럽다. 그래도 이렇게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적어 보니 너무 근사한 말 같기도 하다.


이런 내가 쓰는 단 한 줄의 글이라도, 미래를 놓고 불안해하는 이가 있다면…

지레 겁먹지도 말고 불안해하지도 말라… 위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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