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야의 어른수업 Mar 04. 2024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너무 급하게 세상을 살아버리려고 했던 게 아닐까. 치워내고, 해결해 내고, 앞으로 나아가기에만 급급했던 게 아닐까.


어른이 된다는 건, 다양한 색을 덧채우며 살아가는 것보다 색이 바래지는 과정을 받아들이고 점차 흑백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아닐까?


찬란할 정도로 젊은 시절, 밝고 반짝이던 색들 중 내가 좋아하는 색 한 두 가지 정도만 남겨두고서 하나둘씩 나와 맞지 않는 색을 버려가는 일.


삶의 고통은 그런 색들을 일부러 빼내려고 하는 과정 속에 있는 게 아닐까. 그저 삶을 유영하며 바래가는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모습에 우리의 고통이 있는 건 아닐까.

세상은 이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마음은 물결과도 같아서 어느 방향으로 일렁일지 예측하기 쉽지 않고, 세상은 바람과도 같아서 어느 방향으로 불어올지 알 수 없는 것이 맞다.


마음이 미래에 가있으면 불안하고 조급해지고, 마음이 과거에 가있으면 후회하고 좌절하게 된다.


그저 보는 거다. 물결과 바람에 몸을 내던진 채로, 길가에 핀 꽃을 보거나 창문 사이로 부서지는 햇볕을 보는 거다. 사랑하는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세상에게 선한 마음을 베풀 수 있도록.


스스로를 팍팍하게 만들기 참 쉬운 세상이다. 다만 이 글을 읽는 우리만은 그러지 말자. 팍팍한 사람이 되는 것에 동의하지 말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