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적응하기 위한 두 번째 시도
이전에 살던 곳은 팝업이나 전시를 가고 싶어도 엄두가 안 났다. 그런 곳은 집과 꽤 멀어 편도 2시간은 잡아야 닿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대중교통을 타는 것만으로도 이미 한가득 지쳐 시들어진 대파 마냥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가 있었지만 주말에 서울에 차를 끌고 가는 것은 온 시간을 바닥에 버리는 것과 다름없어 한 번 시도했다가 다시는 하지 않았다.
지금은 서울과 조금 더 인접한 곳에 오다 보니 가고 싶던 팝업도 "가볼까?" 하면 갈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이번엔 물건의 집이라는 팝업에 가서 좋은 물건들을 저렴하게 데려왔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이전의 절반이라 체력도 많이 아껴져 다른 곳까지 둘러보고 올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전의 우리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쯤이면 아직 절반 밖에 못 갔을 텐데. 확실히 서울이랑 가깝긴 하다."
도시의 장점을 살려, 날이 좋을 때 더 많이 나가봐야겠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나의 지경도 넓어지길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