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히려 돈 없는 척한다.

by 가람

세상에는 자랑하려는 사람들이 한 트럭이다.

나도 온전히 그 본성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다만, 나에게 잘남을 어필하는 소재 중 가장 별로인 건 '돈'이다.

나는 돈으로 자신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별로다.

물론, 주식창을 보여주면서 '저 200% 먹었어요~'는 그저 부럽다.

그러니까 많이 번 것 자체를 자랑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번 혹은 태어났을 때부터 돈이 많았던 자신을 자랑하는 방식은 정말 싫다.

본인들도 그렇게 자랑하는 건 부끄러운지 에둘러 표현하곤 한다.


자본주의는 돈 없는 사람이 있어야 유지가 된다.

모두가 동일한 돈을 가지고 있으면, 더 이상 자본주의가 아니다.

돈이 많다고 자랑하는 행위 자체가 내겐 돈 없는 네가 있어줘서 참 다행이야- 하는 느낌이다.

돈 많은 사람이 더 돈 많은 사람에게 돈으로 자랑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난 그게 싫어서 돈에 대해서는 그냥 더 없는 척하고 만다.


"저는 돈이 없어서..."

"저는 비싸서 안 먹어/사 봤어요..."


그러면 상대방 얼굴에 떠오르는 안쓰러운 표정,

또는 내가 쟤보단 낫다는 안도감이 맴도는 것이 꽤나 즐겁다.

물론 진짜 안쓰러운 사람도 있겠지만 설령 그렇다고 한들,

어떻게 돈 하나로 타인을 순식간에 평가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고 착각하는 걸까?

돈만으로는 절대 누군가를 재단할 수 없다.


나는 권유한다.

(돈이 많을) 당신도 돈 없는 척해보라. 생각보다 즐겁다.

그러면 사람들이 당신한테 더 잘해주거나, 더 못해주거나, 아니면 똑같이 대할 것이다.

나는 잘해주는 사람보다도 똑같이 대하는 사람을 괜찮은 인물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다만 나 역시 돈을 척도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맹점은 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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