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소녀는 1981년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가난한 가정에서 겉도는 소녀 코오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 초반은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 애정 없이 방치되는 코오트의 모습이 주를 이뤘다. 글을 읽는 것도 어설프고 사회성이 떨어져 괴짜라고 불릴 정도니 코오트가 얼마나 외롭고 애정을 못 받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애정을 받아본 적 없는 코오트가 에이블린, 션에게 맡겨져 함께 짧은 시간 동안 살면서 사랑을 배워가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처음엔 어색하게 마주했던 부부와 코오트였으나 함께 지내면서 그들은 가까워졌고 꼬질꼬질하던 코오트가 새 원피스를 말끔히 차려입은 모습만 봐도 부부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보살피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사랑을 주던 에이블린도 인상적이었으나 이 영화에서 주목할 부분은 마음을 전혀 주지 않던 션과 코오트가 가까워지는 부분이다.
션은 초반에 코오트를 멀리했다. 그러나 코오트에게 화를 내어 미안하고 어색한 마음에 과자를 슬쩍 놓고 가는 장면을 시작으로 둘은 점차 가까워졌고 이런 소소한 그들의 일상이 영화를 감상하는 나의 마음도 따뜻하게 녹여주고 있었다.
이 영화가 큰 사건이 진행된다거나 지금껏 봐오지 못한 무언가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나 인물들의 관계를 섬세히 묘사하였고 이런 섬세한 묘사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그 힘은 이야기 후반으로 가며 마음에 큰 감동을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