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제웅 Apr 21. 2022

내가 쓰고 싶은 소설

거센 바람같은 소설

소설의 주제가 꼭 희망적이거나 꿈을 전달하는 내용 이어야 할까? 그런 책들은 왜 독립 영화들처럼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하는가? 잔잔한 여운을 주는 따듯한 소설들이 즐비하다. 역으로 아주 비관적인 소설로 균형을 맞추고 싶다.


마음이 다친 사람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그러한 주제가 편안하다. 다만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건 따듯한 햇살과 더불어 강한 바람이기도 하다. 비록 그 이야기는 따듯한 햇살이 나그네의 옷을 벗긴다는 이야기지만, 세찬 바람이 사람을 벌거벗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호수 위에 서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노숙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극단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쁘게 말하면 죽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다. 혹자는 절벽 앞에 섰을 때 비로소 살아가는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역설적으로 희망적인 이야기다. 우린 그런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 사람들이 주인공이 돼서 꺼져가는 불빛을 그리고 싶다.


광장에서 늘 사람들의 시선으로 돌팔매질당하는, 예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탄생했으면 좋겠다. 뒤가 찜찜해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 따뜻한 햇살 이야기와 더불어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고통을 견디는 최대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