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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Nov 07. 2023

찍은 도끼는 기억 못 해도, 찍힌 나무는 기억한답니다.

"에잇"

주~욱, 주~욱

청첩장을 갈기갈기 찢었다.

사진을 찍었다.

그에게 전송했다.



며칠 전 옆 사무실 직원이 아들 결혼식 청첩장을 가지고 왔다.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넸다.

오랜만에 청첩장을 보자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옆 사무실 상사였던, 지금은 퇴직하신 A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저녁을 같이 하게 된 적이 있었다.

이런저런 안부를 묻다가 그분께 모질게 굴었던, 아니 그분께 특히 더 모질게 대했던 B 상사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B 이야기가 나오자 그분은 육두문자에 가까운 비난을 내뱉었다.

그중의 백미는...

그렇게 자기를 갈구더니 얼마 전 자식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보내왔길래 갈기갈기 찢은 다음, 사진 찍어 되돌려 보냈다는 이야기였다.


그랬다.

내 기억에 A가 업무상 실수(?)를 했는데, B 상사가 가차 없이 좌천시켜버렸던 일이 있었다.

그 일로 인해 A는 마음에 더 큰 상처를 받았던 모양이다.


그랬던 B가 자식 결혼한다며 A에게 청첩장을 보냈던 거다.

아마 별생각 없이(?) 상사가 부하에게 보내듯이 으레 보냈으리라...


A는 소주 한잔을 들이키며 그랬다.

"천 과장~ 찍은 도끼는 기억 못 해도, 찍힌 나무는 기억하는 법이라네~"


그 격언 같은 스토리 덕분에 나는 누구에게든 찍은 도끼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무던히 말조심을 한다.

그게 내가 직장 내에서 함부로 반말을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 마음에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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