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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난시 13화

~

by 다날


겨울이라 눈이 내린다. 라디오에서는 몽니의 소년이 어른이 되면이 울린다. 변하지 않는 가사처럼 우리의 발자국은 눈 솦 깊이 얼어있다.


하나 바뀐 게 있다면 눈이 나빠진 것이다. 모든 것들이 뚱뚱하게 퍼져 보였다. 개 전용 안경 같은 건 없으니 이제 이렇게 세상을 느껴야 한다.

의외로 불편함보단 선명함이 강해졌다. 뚜렷하게 보이는 게 맞고 흐릿하게 뭉친 건 틀렸다고? 어쩌면 안경 때문에 인간들은 나의 아름다운 시야를 모르고 사나 보다.


세계도 둥글지 않던가. 모든 번짐이 얼룩을 만들기에 혼과 사장도 혼과 조 형제도 혼과 나도 겹친다.


“또 탈출할 거야?”

새로운 친구가 사장의 집에 들어왔다.

“어디로 할 수 있을까? 넌 이미 나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데. “

“그렇지만 난 다르게 보여.”


우리는 맞닿아 있다. 애초에 변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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