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망
사랑이라는 바다
그 공허한 가능성에 뛰어들고 싶다
텅 비어 무거운 흐름이 되어
저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싶다
내가 가라 앉으면 너는 놀라
무거운 내 몸을 잡아 끌겠지
하지만
질리도록 파란 나의 마음은
푸른 바다에 던져 흘러 가라앉아도
전혀 티가 나지 않지만
너의 하이얀 마음은 다르지 않은가?
내가 가라앉는 만큼 솟아올라라
너는 저 하늘 끝까지 솟아올라라
나 잠깐 숨 쉬러 올라와
너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내어
너의 눈에 눈물이 흘러도
내 무거운 손은 닦아주지 못한다
대신 그 눈물 내가 다 받아주어
나는 가득찬 마음을 불어
너를 올려보내겠다
다시 가라앉는
텅빈 마음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