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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308)

초등학교 3학년의 공부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by 시우
Highlyreal-1456518428-12_10_41-1.png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방학이 시작되자 우리 집 공주는 노는 시간이 부쩍 늘어났다 가만히 지켜보며 이 또한 아이의 시간이라며 마음을 다독여 보지만 한없이 이어지는 게임과 유튜브 시청은 부모 입장에서는 도가 지나치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본 한 강사의 강연이 떠올랐다. 강사와 아이의 짧은 대화였다.



“뭐가 그렇게 힘들어요?”

“월화수목금 학원에서 공부하는데 주말에도 또 학원에 가야 해서요.”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아빠는 난처한 얼굴로 아이의 옆에 서 있었다.

강사가 묻는다.



“아이가 몇 살이에요?”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강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4학년 아이가 이렇게까지 울 정도로 힘든데, 주말까지 공부를 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아빠는 작게 대답한다.


“주말에는 너무 놀기만 해서, 습관을 들이려고 조금이라도 공부를 시키는 겁니다.”



영상은 우는 아이의 모습을 남긴 채 끝났다 그 장면이 자꾸만 마음에 맴돈다 과연 아이의 공부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 걸까? 학교 수업과 학원만으로 충분한 걸까 아니면 부모가 더 이끌어야 하는 걸까 뒤처질까 두려워 손을 놓자니 불안하고 더 채찍질하자니 아이의 스트레스가 걱정된다 부모 마음은 늘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한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찾아봤다 초등학생이라면 하루 5~6시간의 공부(학교 수업, 학원, 숙제 포함)로 충분하다고 한다 남은 시간은 마음껏 놀고 쉬어도 된다는 것이다 WHO 권고안에 따르면 게임이나 유튜브 같은 스크린 시간은 하루 1~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의 정서와 생활 리듬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지켜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부를 많이 시킨다고 반드시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놀 시간을 충분히 보장해 준다고 해서 무조건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습관이다


매일 짧게라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마음껏 놀더라도 시간을 정해 스스로 멈출 줄 아는 습관


이 두 가지를 어떻게 균형 있게 잡아주느냐가 부모의 역할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이번 방학에 큰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하루에 30분이라도 책을 읽고 30분 정도 숙제를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나머지 시간은 아이가 원하는 대로 보내도록 두기로 했다


물론 그 사이에도 불안한 마음은 계속 올라온다 하지만 아이가 즐겁게 놀고 또 정해진 공부 시간을 스스로 지켜내는 모습을 볼 때면 조금 안심이 된다


방학은 결국 아이에게만 주어진 시간이 아니다 부모가 불안과 기대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 아이와 함께 생활 리듬을 맞추어 가는 시간이다


“잘 놀고, 조금만 공부하면 된다.”


지금은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며 우리 집 공주의 방학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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