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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오지 않는 버스

by 밥반찬 다이어리

오전에 청주에서 강의를 듣고 조치원으로 이동한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버스를 기다릴때는 왠지 초조함과 긴장감이 배가된다.

그렇기에 앱에 안내되는 버스 도착 시간보다 정류장에 훨씬 더 빨리 가서 공손한 태도로 집중하면서 기다리게 된다.

흔하지 않은 것을 대하는 인간의 본능은 이렇듯 절박한 상황에 내 앞에 드러난다.


누군가는 이런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지만 드문것들과의 만남은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이유로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 버스를 놓치면 어쩌나.

이 사람을 놓치면 어쩌나.

이 기회를 놓치면 어쩌나.


하루 하루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비슷해 보이긴해도 똑같지 않다.

고정적으로 소속되있는 곳에서 일을 하면 어떤 이벤트가 없는 한 그날이 그날 같기도 하다.

물론 버스는 또 온다. 건강에 큰 무리를 하지 않는 이상 내일도 오고 모레도 올 것이다.

그러함에도 꼭 그 시간에 타야할 버스는 있다.


서두른 덕분에 늦지 않게 목표한 버스에 탔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평화로운 시간을 누린다.

옆자리도 비어서 더 여유로울 찰나 누군가 앉는다.

허락된 좌석 한자리를 넘어선 허벅지가 내 다리에 와닿는다.

그녀의 허벅지라고 생각하지만 조금은 아닐수도 있겠다.

조금 전 빵 몇개나 흡입한 모습을 이제서야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빵과 함께 “다시 테어나도 네 아이 엄마”를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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