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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이슬 Nov 13.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 D-1

전국의 고3들을 응원하며

태풍 전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학교의 분위기는 겉으론 평온해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잔잔한 수면 아래로 곧 튀어 오를 것만 같은 긴장감이 가득하다.


고교입시의 가장 큰 이벤트는 수능이 아닐까. 고3을 비롯해 전 교직원이 수능을 염두해 일 년간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2개월간 고3 교실을 드나들며 제일 신경 썼던 부분도 '수능'이었다. 수능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수능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수능 없이도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생활기록부나 면접 등 다양하게 챙길 항목들이 많지만, 그래도 수능은 수능이다.


10월 말부터 수능시험 시간표대로 일과를 운영해 왔다. 타종은 없지만 1교시부터 쉬는 시간까지 수능에 맞춰서 똑같이 움직였다. 수험 당일 아이들의 생체리듬이 원활하도록, 수능을 망치는 원인 중 많은 부분이 1교시임을 감안한 3학년 선생님들의 작전이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이 실전에 강한 이유가 시뮬레이션이라는 기사를 봤는데. 우리 아이들도 실전에 강하리라.


예비소집일은 사실상 수능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다. 고3 학생들은 수험표 배부시간에 맞춰 오후에 등교한다. 수능을 하루 앞둔 그들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 나는 그때 어땠지? 20년도 더 전의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고사장이 차량으로 30분 넘게 떨어진 곳이라, 친구와 함께 대중교통으로 이동했던 장면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교내에는 들어갈 수 없어, 운동장에 서서 학교 건물을 향해 기도를 하고 돌아왔다.


올해는 수능감독에서 제외됐다. 아쉬운 마음? 그런 건 전혀 없다. 작년에 한 번 경험해 봤다. 그걸로 충분하다. 

이틀 후에 수능을 끝낸 아이들과 교실에서 만날 땐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하다.

전국의 고3 학생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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