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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Aug 29. 2022

인생 최대의 위기, 아픈 내 강아지

노견 투병

"신부전증 3기로 보입니다. 수치가 너무 심각해서 수액으로 우선 수치 조절해보고 안 되면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오늘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에게 들은 말이다.


지난주 내내 코로나 확진으로 내 몸 하나 챙기기도 버거워서 내 강아지 토토의 하루를 잘 살펴보지 못했다. 6일 차쯤 되어 이제 좀 살만하니 잘 움직이지 않고 식음전폐하고 있는 토토가 보였다.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고 싶었는데 격리 중이던 나는

용기가 부족했다. 그래서 계속 애를 태우고 일요일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토토를 살피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13년간 내 껌딱지였던 토토가 언젠가는 나보다 이 세상을 먼저 떠날 것을 알았지만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도 공포스럽다.


토토는 진심으로 내 딸이었고, 가장 친한 친구였고, 말은 없지만 유일하게 내 마음을 읽어주는 것 같은 그런 소울메이트였다.



그런 아이가 이제 기력 없이 숨만 붙어있는 것 같은데

내가 해줄 것이 별로 없다는 게 한탄스럽다.


빌어먹을 코로나는 왜 걸려서...


하루가 엉망이었다.

전혀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자세로 일을 했다.

문서 작업을 하다가 통곡을 했고, 토토를 사무실에 데려와서 무릎에 앉혀놓고 숨을 쉬는지 수백 번 확인했다.


토토야,

언니가 요즘 좀 힘든데

조금만 더 있어주면 안 될까?


지금은 아니야...

언제여도 안 될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은 정말 아니야.




이겨내자.

조금만 내곁에 더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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