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냥 나라서

by 당이


사람들이 박수 치는 쪽으로 걸어갈 때

나는 종종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있었고,

그럴 땐 토토가

그 구석으로 왔다.


야망도 없고, 계획도 없고,

그냥 앉아 있으면

토토는 내 무릎 위로 올라왔다.


화려한 날엔

내 옆을 걸었고,

쓸쓸한 날엔

내 그림자에 기대었다.


누가 뭐래도

그 녀석은 내 편이었다.


내가 사랑스러울 때만

사랑해준 게 아니라,

사랑스럽지 않을 때조차

내가 ‘나’인 걸 잊지 않게 해줬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서 곁에 있던 게 아니라,

그냥 나니까.

그게 다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김토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