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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하늘 Feb 24. 2022

임신 중 공황장애, 불안장애 극복 방법

엄마니까, 당연히 이겨 낼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하지 말자.

얼마 전 셋째가 태어났다.

조리원에서 조리를 하던 중에
평안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 모습을 보며

문득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공황발작이 오고,
출산 후에도 산후 우울증보다 무서웠던 불안증상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엄마니까 강하다고, 어떤 일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엄마니까 당연히 강하고 엄마니까 당연히 이겨낼 수 있는 일은 없다.

나의 경우 엄마가 됨으로써 강인해지기로, 그리고 이겨내기로 의지를 다지고 나를 끊임없이 훈련하는 과정이 반복될 때 비로소 진정으로 강인해지고 어떤 일이든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임신 중 갑작스럽게 찾아온 공황발작

내가 공황장애를 중증으로 앓을 때의 증상은 아래 내가 그린 웹툰에 자세히 나와있다.

물론 모든 부분들을 다 설명해 내진 못했지만, 어쨌든 주요하게 불편했던 증상들을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있으니 확인해 보시길.



https://comic.naver.com/challenge/detail?titleId=748475&no=9


첫 아이를 임신하고 한 여름 무더위를 지나던 어느 날이었다.

뱃속의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태동이 힘차게 느껴지던 시기.

하루는 남편과 함께 내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대구 동성로 데이트를 나섰었다.

내 생일 선물로 남편이 예쁜 목걸이를 사 주었고,

영화 트랜스포머3를 관람하기 위해서 티켓을 미리 예매 한 뒤에

스타벅스에서 시원한 음료를 한 잔 마시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린티 프라푸치노, 벤티 사이즈 그리고 휘핑크림 듬뿍!


그동안 몸에 해로운 것이라곤 입에도 대지 않고.

생수도 냄새가 나는 것처럼 느껴져 끓여서 마시고.

밥이던 간식이던 집에서 만들어서 먹으며 나의 몸을 청정 무해한 몸으로 잘 다지고 있었던지라

생일만큼은 그동안 잘 참아 온 나에게 잠시나마 자유를 주는 날이 되길 바라는 맘에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벤티 사이즈로 과감하게 마셔댔다.


2011년 8월 초입. 아기 출산 한 달 전, 남편 만나러 서울로 갔던 때 찰칵!. 이 때는 공황증상 개선이 많이 된 상태!

아직도 커다란 벤티 사이즈의 음료를 들고

시내를 누비며 영화를 보러 걸어가던 그 길이 생각이 난다.

신나게 영화를 보러 갔었었지.


드디어 영화가 시작되었고,

쿵쿵쿵 트랜스포머답게 깨 부시고 싸우고 ~!

평소. 좀비 영화와 짱구를 즐겨보던 내 취향을 확실히 저격했다.


그런데…

갑자기 심하게 태동을 하는 아기.
그리고 순식간에 나를 덮은 두려움.

심장 박동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쿵쾅쿵쾅!



갑작스럽게 강한 불안에 휩싸였다.

심장은 빠르고 세게 뛰기 시작했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호흡이 가쁘니 숨이 막히는 것 같았고,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손발은 냉랭하게 혈액순환이 되지 않은 채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고,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다.


극심한 현기증으로 급하게 집으로 돌아갔었다.


그날 밤은 너무나도 심한 불안감에 잠을 자지 못했다.

토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 응급실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고 본래 진료를 받았던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 마음대로 단약을 한 지 1년 가까이 된 상황인지라,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당시에는 내가 공황장애라는 것을 의사로부터 확실하게 듣지 못해서

내 병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불안한 것은 확실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검색해 보았다.


아로마가 효과가 있다고 하여

마음을 진정시키는 아로마를 파는 곳을 급하게 찾았다.


다소 먼 거리였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아로마를 사 와서 향을 피우고 베개에도 떨어뜨려 놓았다.


‘그린티 프라푸치노 때문에 각성이 되어서 불안한 것일가?’

‘영화 소리가 너무 커서 아기가 놀란 탓에 내가 불안한 것일까?’

‘내가 불안해서 아기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면 어떡하지?’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하지?’

등의 오만가지 걱정과 자괴감과 수치심이 불안 함께 밀려왔다.


그때 내가 공황장애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더 높았더라면 조금 더 편하게 극복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아찔하고 힘든 순간이었다.


남편은 당시 서울에 있는 새로운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 상황이라

그렇게 주말 동안 혼자 눈물 훔치며,

불안을 삭히며 병원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병원에 가서 선생님께 증상을 말씀드리고 임신 중인데 어떻게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지 물었었다.

그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아직까지도 가슴 깊이 박힌 힘이 되는 말이 있다.


선생님께서 온화하게 미소 지으시면서(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선생님이 나에게 최대한 안정을 주려고 하신 말씀과 태도인듯하다.)

“환자분, 잘 견디고 오셨어요. 괜찮아질 겁니다. 약은 먹을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최대한 마음에 안정을 줄 수 있도록 쉬고, 산책도 하고 해 보세요.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아기는 **님의 인생에서 평생 동안 내 편이 되어 줄 존재예요. 얼마나 기쁜 일이에요. 두려워하지 말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나의 편이 되어 줄 아기와 행복 해 질 생각만 하세요.”


평생의 내 편.

내 아기.

어떠한 경우에도
나만 바라보고
나만 의지하고
나를 사랑하는 존재.


그렇게 나는 약을 먹지 않고,

강인 해 지기로 마음먹고,

최대한 좋은 생각만 하면서

내가 병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해서 임신기간을 버텨냈었다.


엄마이기 때문에 강한 것이 아니라 엄마가 되기 위해서 강인함을 훈련했다.”




임신 기간 찾아온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


1) 만약 예기 불안이 잦은 사람이라면, 하루에 30분 ~ 1시간 정도 탁 트인 자연환경에서 산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불안을 조절하는 것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었다.

2) 극심한 공황발작이 찾아왔을 때

- 코로 들이쉬고 코로 내뱉는 깊은 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내 몸의 변화를 관찰한다. 심박동 수가 줄어드는 것과 몸에 흐르는 전율이 점점 그쳐지는 것을 느끼다 보면 안정이 찾아오게 된다.

- 가만히 두려움과 공포에 잠식되지 말고 일어나 청소를 한다던지, 걷던지 해서 보이지 않는 실체인 두려움을 맞서기 위해서 노력한다.

3) 가능하면 일상생활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하던 일을 줄이기보다는 꾸준하게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을 추천한다!

- 쉼은 결국 불안과 공포감에 집중을 하게 할 뿐이다.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임으로써 머릿속에 불안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도록 노력해 보자!



불안이 찾아오기 전에 불안을 먼저 제압하는 !


1) 불안은 실체가 없지만 인격체와 같다.

 -내가 두려워하면 다가오고 내가 맞서려고 하면 멀어진다.

 2)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일지를 작성하면서 나의 몸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한다. 그러다가 보면 내가 불안을 빨리 제압한 순간을 찾아낼 수 있다. 일지를 작성해 보면 생각보다 이 놈 별 것 아니구나! 하는 순간이 온다.


 


 병으로 절대 죽거나 미치지 않는다.

그리고 극복 가능하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정신 똑띠 차리고 극복! 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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