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itical point
사전상의 의미는 대강 그렇다고 한다. 저온에서 고온으로 상이 변화하기 전, 그 저온의 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의 특정 어느 지점.
똑같지는 않지만, 끓는점과도 겹쳐지는 느낌이 있다. 물을 끓일 때, 100도씨를 넘어가면 증발해서 기체로 변해 날아가버리는, 상태변화를 보여주니까.
사람들은 언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나. 보통은 아주아주 천천히 진행될 것이다. 미처 의식하지 못할 만큼 느리고, 서서히 미세한 실금을 내기 시작하지만 그때까지는 그냥 무시할만큼의 크기로. 깊이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삶이 녹록지않다는 말은, 진실이겠지만 이 짦은 문장은 너무 많이 접힌 문장이다. 의자에 사지가 묶여서 차오르는 밀물을 꼼짝없이 바라보고만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이 상태를조금 일찍 의식하게 된 것 같다.
안정감과는 다른 안온하고 무기력한 평온. 나는 고통을 견디는 용기가 없다. 진짜로 끔찍한 건 오히려 눈에 쉬이 보이지 않는다. 의식하건 안하건 일상생활에 불안이 항상 끼어든다. 덕지덕지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껌딱지처럼.
지나친 고통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는게 맞는 것이라고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피하지 못하는 너는 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나는 벼락맞은 썩은 고목나무다. 그렇게 때때로 죄책감에 몸서리 친다. 뭔가를 본다는 건 때때로 너무 잔인 할 때가 있다. 고통도 공평하지 않아서, 누구는 너무 큰 고통을 겪고, 누구는 견딜만큼 사소하다.
누구에게도 삶이 가혹한 형벌은 아니었으면.
부디 너에게도, 나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