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제2, 아니 제3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처럼, 남들이 알까 부끄러운 생각들이 수시로 찾아든다.
갱년기가 온 것도 아닌데, 나이 오십에 처음 내 인생에 대하여 왜? 이렇게 살았지!라는 의문을 품는다.
외로움 때문일까? 아내가 있고 아이도 있다.
삶은 외로워할 만큼의 틈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바쁘고 치열한데, 정작, 나 자신만은 텅 빈 세상 안에 혼자 쓸모없이 버려진 느낌이다.
남자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성실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위해 잘 살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 이름 석 자는 어디로 갔을까? 어느새 꼰대가 되어버린 나의 젊은 날의 가치관과 생각들은 쌍화차에 계란을 띄우던 감성을 그리워하고 세상은그런 나를 키오스크 앞으로 세워다 놓는다. 점차 변해 가는 세상 앞에 두려워 벌벌 떨며 조심스레 버튼을 누르는 한 남자가 있을 뿐, 그 어디에도 낭만은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성은 점점 메말라 가고 감성이 모든 생각과 의식을 지배하는 내가 되어 간다.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것이, 어쩌면 삶의 순리인지도 모르겠지만, 철이 없어도 너무 없는 유치하고 위험한 발상들을 이제야 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왜? 이래! 철 좀 들어라, 예전에 나를 조금이나마 알던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본다면 저렇게 말할 것 같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고 생전 생각도 않던 일들을 겁 없이 저지르고 있다.자신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이러한 정의 들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과 학습을 통하여 알고 깨달았던 모든 정의들이 변하고 또 내 안에서 변동을 일으키며 꼬리의 꼬리를 물고 순환한다.
변하고, 바뀌고, 틀어진다. 예전에는 그토록 확고하던
신념과도 같았던 스스로의 정의들이, 이제는 자신이 없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런 거야라고 딱히 단정할 수 없는 일들이, 매일 수도 없이 일어난다.
세상은 단거리를 하고 있는데, 나 홀로 마라톤을 하고 있는 느낌. 왜 이렇게, 난 더디기만 한 걸까?
그 와중에 중 2병 이라니. 요즘 나를 바라보는 나는,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고 잘 될 것 인지. 날마다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여전히 보이지 않는 터널의 끝을 향해 홀로 걷는 느낌이다.어쩌면 나의 터널은, 끝내 빛을 내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터널 한가운데 머물러 있기에는 너무 춥고 무서우며 두렵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참! 서러운 것 같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어느새 키가 작아지고 허리는 굽어져서 간신히 자리만 지키고 있다. 난 내 나이 오십이 많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력서조차 내밀 수 없는 냉정한 숫자의 편견 속에 갇혀 있다.
나! 이래도 괜찮은 걸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남자 나이 오십 지천명, 인생의 반백을 살고 삶을 깨달을 나이라고 하는데...... 난, 여전히 모르겠다.
그래서 난 오늘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너! 잘살고 있냐"
괜찮은 거냐?
마치외줄 위에 홀로서 있는 것 같다.
나는 왜? 혼자가 되었을까? 어쩌면 이런 생각 들은 부질없고 쓸데없는 것 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두렵다, 매일 상상만 하는 내가......
그렇다고 상상한 것 들을 실행한 다는 것도 두렵기는 마친 가지 아닐까? 실패했다는 스스로의 자책보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나 자신이 더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이렇게 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