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노예생활

요즘 아이들이 게임중독이라고

한탄하는 학부모들의 푸념을 종종 듣게 될 때

나는 왠지 뜨끔한 기분이 든다.


일이 안풀리거나 기분이 다운되면 나도 모르게

휴대폰이나 PC에서 재미도 의미도 없는 게임을

눈빠지게 몇시간씩 이어갈 때가 있으니.


작은 화면 속에 펼쳐진 논밭에서 농사를 짓거나 목축을 하고

색색의 나사를 풀거나, 같은 모양의 물체들을 합친다.

때로는 광부가 되서 땅을 파기도 한다.


동시에 생각한다.

누가 나더러 돈 주고 이런 일을 실제로 하라고 한다면

힘들어서 죽어도 못하겠다고 나자빠질 거면서

전기세 써가면서 눈알빠지고 목 뻣뻣해져가며 왜 이러고 있는가!


주변의 창작자들(나를 포함)은 다들 뭔가 창의력 넘치는 일을 하고 싶어서

각자의 직업을 선택했지만 늘 창작의 고통을 논하며 몸부림치고

아주 자주 단순노동을 하고 싶다고 외친다.

앞뒤 안맞게시리.


오늘도 바쁜 와중에 40분 정도를 알수없는 동물 캐릭터에게 밥을 주면서

나 스스로를 한심해 하면서 자발적 노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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