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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보니'를 아시나요?

미국 와서 처음 들어본 단어의 충격적인(?) 실체

by 시카고 최과장

최근에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산책을 나갔던 적이 있다.

3살짜리 아들과 같이 산책을 하기 위해 유모차에 태우고 나갔는데...


공원에 들어서자마자부터 '샌버니'를 보러 가야 한다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아직 말을 배우는 시기인지라, '샌버니'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일일이 묻고 답하는 스무고개를 거쳤는데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 샌버니 = Sand Bunny (모래 토끼) 인가?"

" 센 버니 = 아주 센 토깽이 ?"


Magg_Daley_Park_Ice_Sign.jpg


도저히 알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아이가 가자는 곳으로 일단은 유모차를 밀고 가보았다.


2-3분 정도 유모차를 밀면서 도착한 곳은 공원 내에 위치한 스케이트를 타는

실외 '아이스 링크'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조금 더 들어간 곳에는 별 다른 것이 없었고, 바로 앞에 얼음 표면을 다지는 기계만 세워져 있었다.

Zamboni_First.jpg 얼음 표면을 다지는 기계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어서, 급하게 구글에 찾아보니, '샌버니'가 무얼 말하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Zamboni_Google.jpg 구글로 급히 찾아본 얼음 다지는 기계

'샌버니'는 아이스 링크에서 얼음을 가는 장비인 'Zamboni'를 말하는 것이었다!




Zamboni는 세계 최초로 아이스 링크의 얼음을 가는 기계를 발명한

Frank J. Zamboni의 이름을 따서 만든 회사이다.


The_Zamboni_Story.jpg

Zamboni 회사의 상품중에 가장 유명한 기계가 바로 아이스 링크용 정빙기인데,

워낙 유명해서 회사명이 해당 기계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어 버린 경우이다.

Zamboni_Parking_00.jpg 기계 정면에 떡하니 Zamboni라고 써붙여져 있는데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Zamboni 가 정빙기의 대명사가 된 것에서 그치지 않고...

Zamboni 기계의 형태까지도 상표권 등록이 되어 있었다.


Zamboni_Configuration_TM_00.jpg 상표권 등록이 되어 있는 잼보니 기계 형태




기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고서는 자세히 알 수 없는 정보이기는 하나...


미국에 진출한 지 이제 17년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내가 받은 사회 문화적 충격은 상당히 컸다.


정빙기가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자, 곳곳에서 조그마한 아이들이 하나같이

"잼보니 !"

하고 다들 외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나의 충격은 몇 배로 커졌다.


모든 어린아이들이 다 아는 것만 같은 기계 이름을 오늘 처음 들어보다니...

'17년을 미국에서 헛살았나?'


잼보니가 얼음 표면을 다지면서 모아 놓은 눈을 저장소에 털어 넣는 장면이다.


그렇게 잼보니가 아이스 링크의 얼음을 다듬는 장면을 아이와 같이 관람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은 분들 중 얼마나 많은 분들이 '잼보니'라는 단어를 알고 있을까?


'잼보니'라는 단어는 정말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정말 궁금하다...





p.s.

그런데, 야간 점등이 될 무렵에 잼보니를 찍다 보니...

상당히 사진이 잘 나오는 풍경이 보여서 좋았는데...

사진찍는 실력이 따라 주지 못해 멋진 풍경이 잘 안담긴듯 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Zamboni_Scenic_02.jpg
Zamboni_Scenic_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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